막차가 끝나는 시간
일상이 끝나는 막 그 시간,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자정 무렵 익숙한 얼굴들
박스와 신문으로 일회용 잠자리를 잡는다
지상에 단 한 칸 제 몸 뉠 곳 갖지 못한 사람들
전철 지하광장에 시린 겨울을 안고 있다
얼마나 마음을 추슬러야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곤한 잠이 들까
민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몸
도시의 섬처럼 떠 있다
그 지하광장엔 두 개의 시간이 있다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버린 노숙의 시간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의 시간
의붓자식처럼 윗목에 밀려
눈칫밥에 햇살 한 장 덮지 못하고
시멘트 바닥 박스 위에 굳은 어깨를 녹이고 있다
세상은 그들을 뒤에 남겨두고 자꾸만 흘러간다
그들의 봄은 어디쯤 와 있을까
섬처럼 너무 멀리 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