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손목을 놓쳤다

by 최예숙


앉은뱅이 재봉틀 서랍 속 손목시계

손목을 놓친 지 언제일까


행성을 돌고 돌다 길에 갇혀

시침도 초침도 시간이 다 먹어버렸다


째깍째깍 시간과 분으로 조합했던 하루들

조각조각 이어 붙인 25시

치열했던 어머니 시간이다


이제 멈춰버린 심장

맥박 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시간이 빠져나간 빈 몸


시계를 풀어놓으며

고단했던 시간도 함께 풀어 놓았다


심장이 멎은 손목시계 시침은

오래전 오후 6시에 서 있다


어머니는

이제 저 시간도 다 벗어놓았다


이전 01화도시의 윗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