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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으면서

by 흐르는 강물처럼

베르나르베르베르를 좋아하는 나. 오늘은 베르나르베르베르가 쓴 '카산드라의 거울'이라는 책을 읽었다.

미래를 예지 하는 능력을 가진 '카산드라'가 파리 쓰레기장에 있는 노숙자들과 같이 예지 된 '미래에 대한 위험'을 막는다. 자신의 유년시절에 있었던 비밀과 진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숨 막히게 그려냈다. 자신을 알아보기 위해 전생의 전생, 이 전생의 전생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들끓는 쥐들과 악취, 연기로 가득한 쓰레기 하치장에서 노숙자들과 생활하며 '미래 전망부'라는 무정부주의적 부서를 만들었다. 이 부서는 미래를 설계하고 예상하고 이것에 맞추어 현재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결국 그녀는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미래에 있을 위험도 막아낸다. 자신을 둘러싼 비빌을 풀어낸 뒤, 사랑을 하고 끝을 맺는다.


말은 사람을 자유로움 속에서 억압된 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 점술가에게 자신에 대한 미래를 들으면 그것에 대해 불신하면서도 결국 그 예언에 따라 살아갈 수도 있다. 책을 덮고난 후에 한동안 내 머릿속에서 맴 돈 문장이었다.


'ㅎㄷㅇ'이라는 내 이름이 없었다면 나는 더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을까? 'ㅎ'씨 가문 출신, '하'라는 내 성과 'ㅇㄷ'이라는 내 이름. 뜻풀이를 해보자면 '동쪽에서 빛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지 동쪽을 보고 또는 그 방향으로 향한 다음 하게 되는 걸 보며 이름풀이가 나를 이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름이 사물에 부과되어야만 진정한 의미가 통한다고 하니 사주 또한 마찬가지일 테다.


나의 부모님이 '내가 미래에 뛰어난 공무원, 교수'가 될 것이라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수없이 말해왔다.

그런 사주를 타고났다고 말씀하시면서. 나는 그것만이 내 숙명인 줄 알았다.

책에서 말하기를 '사람은 자신에게 좋게 말해진 운세는 반드시 그 운세가 현실로 되도록 만든다'라고 표현했다. 이런 이유로 책을 많이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사주풀이'가 내 머릿속에 항상 복기되면서 내 인생을 그 곁으로 무의식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내가 만약 '운동선수'가 사주에 나왔다면 나는 지금쯤 공을 차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미래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확률이란 수학적 메커니즘과 자기 자신에게 부여된 '이름'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또 미래는 바뀌어질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자. 카산드라의 손목에 차 있던 파리폴리스 시계가 5초 뒤의 죽음에 관한 확률을 계산했을 때 100%를 표시 안 하는 이유다. 그 미래가 정해진 틀 속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마치 쓰레기 더미 위에 세워진 공화국에서 카산드라, 김 오글랑도, 데오나다, 마지막으로 에스카드랄드가 테러를 사전에 막은 것처럼 말이다.


나도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나는 내 좋은 사주를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길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충분히 바뀔 수 있는데 말이다. 사회에 나간다면 춤과 노래 등 나와 전혀 상관없다과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도전하고 싶다. 미래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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