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 8일 차
나그네 설움
백설희 노래
오늘도 걷는 다만은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타관 땅 밟아서 돈지 십 년 넘어 반평생
사나이 가슴속에 한이 서린다
황혼이 찾아들면 고향도 그리워져
눈물로 꿈을 불러 찾아도 보네
아버지가 술만 드시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자주 부르시던 '나그네 설움이라는 노래 가사다. 귀가 닳도록 많이 듣던 노래였다. 최근에 우연히 이 노래 가사를 보고 '아.. 아버지 본인의 처지를 부른 노래였구나' 이제야 깨달았다.
내 아버지는 열 살쯤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다고 한다. 이후 고향을 떠나, 이 집 저 집 떠돌아다니며 머슴살이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서울로 상경 후, 일용직 노동자의 삶 또한 이방인의 삶이었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열 살, 그 어린아이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내기가 참 힘들었겠다. 그래서 술에 의지하기 시작해서, 결국엔 술이란 놈에게 잡아 먹혔나 보다. "아빠, 하늘나라에도 술이 있나요. 문득 궁금해지네"
* 중독 ; 스트레스 상황이나, 혹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