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45일 차
"엄마, 오늘 자격증 시험 보러 가야 하는데 가지 말까 봐. 준비도 안 했는데 시험 보기 싫다"
"시험은 무조건 보는 거야. 엄마도 지난번 자격증 시험공부 안 해서 시험장 가기 싫었는데, 딱 60점 커트라인 점수 돼서 운 좋게 붙었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려는 딸을 등 떠밀듯 시험장으로 보냈다. 딸은 2년전 대학을 졸업했다.졸업후 타국에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가 올해1월에 귀국해 있는 상태였다. 딸은 취준생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 한다.
"요즘 취업이 어려워서 힘들 때지"
"시험을 보는 애가 준비도 안 하고, 마음 상태가 참!"
이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올라온다. 저녁 끼니가 한참 지나서 딸이 집에 들어왔다.
"시험은 어땠어?"
"응, 1교시부터 시간 오버돼서, 2교시는 대충 하고 중간에 나왔어. 합격은 물 건너갔어"
해맑은 모습이다. 와다다다~ 하고 싶은 잔소리가 백만 개쯤은 되는데 꾹 누른다.
그냥 밥부터 먹여야겠다는 생각만 난다. 역시 나는 못 먹여서 안달 난 우리 엄마 딸이다.
"저녁밥시간 지나서 배고프겠다. 밥부터 먹자. 고생했어"
시험 보고 온 날은 무조건 고기다! 오늘 고생한 뇌에도 나름 애쓴 마음에도 기름칠을 해주자!
"와 오늘 고기 맛있다"
딸은 속도 없이 너무 맛있게 잘 먹는다. 사실 가장 답답한 건 본인 일 것이다. 본인 처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