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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Dec 11. 2023

[황당 13] 골프공을 원격 조종해 경기를 방해하다니

갤러리가 리모콘으로 골프공을 굴러다니게 하여 퍼팅을 방해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BMW챔피언십에서 원격 조종된 골프공이 그린에 난입하여 퍼팅을 준비하려던 투어프로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일이 있었다.


갤러리가 한 해의 PGA투어를 결산하는 대회에서 리모콘으로 골프공을 조종하여 그린을 휘젓고 다니도록 함으로써 골프경기를 방해하다니 몰지각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김채현,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23500106, 2022.8.23, 서울신문)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을 살펴본다.




로리 맥길로이는 2022년 8월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CC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 3라운드 15번홀에서 퍼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정체불명의 골프공이 그린에 굴러오더니 건드리지 않았는 데도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그 순간, 투어프로와 갤러리들은 이 상황을 보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리둥절했다.


이를 본 맥길로이가 골프채로 공을 쳐내 봤지만 공은 계속해서 홀 쪽으로 굴러갔다. 한 갤러리가 리모콘으로 골프공을 원격 조종하여 그린에서 굴러다니도록 한 것이었다.


맥길로이는 그 공을 집어 호수로 힘껏 던져 버렸다. 그 갤러리는 호수에 던져지는 공을 보고 되레 그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 갤러리는 경찰에 의해 강제로 쫓겨났다.


[Lao GC, 비얀티엔, 라오스, 2017. 1.(필자 촬영)]


갤러리가 PGA투어의 결산대회에 난입하여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골프경기를 방해하다니,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이자 건전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추태이다.


갤러리는 골프경기를 관전하며 가까이서 투어프로의 호쾌한 티샷이나 정교한 아이언샷, 고난도 퍼팅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골프경기의 구성원임에도 최소한의 매너를 저버리다니 애석하기 짝이 없다.


중국 청나라 때의 대표적 소설인 경화록(鏡花錄)에 “법도나 상식을 돌아보지 않고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다(胡作非爲 / 호작비위)“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위 갤러리의 몰염치한 행위에 일침을 가한다.


주말골프에서도 분위기를 띄운답시고 기이한 언동으로 동반자나 캐디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평온한 라운드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추태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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