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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Mar 11. 2024

[이색 20] 소렌스탐이 OB 없이 트리플보기를 하다니

셰계 최고의 선수도 미리 위험 상황에 대비해야

골프여제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대회에서 OB를 내지 않고도 트리플보기를 한 일이 있었다.


주말골퍼도 OB 없이 트리플보기를 하면 한숨을 쉬며 자책하기 일쑤인데, 골프여제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니 그 당시의 심정은 오죽했으랴!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김경수, https://www.hankyung.com/sports/article/2006112953071, 2006.11.29, 한국경제)를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소렌스탐은 2006년 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 최종라운드 9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하였다. 그 홀의 그린은 솥뚜껑 모양의 지형이라서 홀 주변에 공을 세우기가 무척 어려웠다.  


소렌스탐은 9번 아이언으로 세번째 샷을 했으나 홀을 향해 가다가 뒤로 굴러 내려왔다. 이번에는 SW로 네번째 샷을 했으나 다시 내려오고 말았다. 이어서 PW로 다섯번째 샷을 하여 겨우 홀 주변에 세운 후 2퍼트로 마쳤다.  


결국 소렌스탐은 파 4홀에서 3회의 어프로치 샷을 한 뒤 5온 2퍼트를 하여 트리플보기를 기록하고 만 것이다. 그 여파가 적지 않아서인지 최종라운드에서 3오버를 기록하여 우승경쟁에서 벗어났다.


주지하다시피 소렌스탐은 LPGA 투어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하여 72승에 빛나는 당대 최고의 골프여제로서 꿈의 기록인 18홀 59타를 비롯하여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Weihai Point GC, 중국, 2017. 5.(필자 촬영)]


소렌스탐이 파 4홀에서 OB 없이 3회의 어프로치에 트리플보기를 한 후 공을 집어들면서 황망하기 그지 없는 심정을 어떻게 이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었으리오.


골프란 프로인지 여부나 세계 최고인지 여부를 떠나 상황의 무한한 경우에서 골퍼의 유한한 측면을 잘 대비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퍼로 하여금 여러 위험상황을 미리 대비하여 슬기롭게 극복해 낼 것을 요구한다.


중국의 철학서인 예기(禮記)에 “일을 하거나 상황이 생기기 전에 미리 대비하면 성공할 수 있다(事豫即立 / 사예즉립).” 라는 구절이 있는데, 골프에서도 코스나 그린의 상태 또는 위험을 미리 알고 주도면밀하게 대비한다면 위험에서 벗어나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말골퍼가 라운드 중에 다양한 위험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미리 캐디에게 지형이나 상태에 대한 설명을 잘 듣거나 확인을 구하여 치밀하게 대비한다면 솥뚜껑그린을 비롯한 여러 리스크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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