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의 캐디가 퍼터를 잘못 넣어 클럽개수 초과로 2벌타를 받다
2011년 GS칼텍스매경오픈 골프대회에서 다른 선수의 캐디가 저지른 뜻밖의 실수로 출전 선수가 2벌타를 받은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다른 선수의 캐디가 무심결에 옆 캐디백에 퍼터를 넣는 바람에 클럽개수의 초과로 벌타를 받다니, 규정 위반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리라.
이에 대하여 관련 뉴스(https://news.kbs.co.kr/news/view.do?ncd=2287652, 2011.5.6, KBS)의 요지를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H선수는 2011년 6월 남서울골프장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이 대회의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준비하려던 중이었다.
그런데 H선수는 자신의 캐디백에 못 보던 퍼터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남의 퍼터를 포함해 총 15개의 클럽으로 경기한 것을 경기위원에게 알리고 2벌타를 받았다.
경기위원들이 확인해 보니 이 퍼터는 H선수와 비슷한 시간에 10번홀에서 출발한 태국 선수의 것이었다. H선수가 경기 시작 전에 퍼트 연습을 했는데, 태국 선수의 캐디가 실수로 H선수의 캐디백에 퍼터를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태국 선수도 퍼터가 없어진 것을 알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번홀에서 퍼터가 없어 페어웨이 우드로 퍼트를 했고, 2번홀에 가서야 경기위원이 찾아준 퍼터로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다.
H선수는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3오버파 147타를 치고, 태국 선수는 2오버파 146타를 쳐서 두 선수 모두 컷오프 기준인 1오버파 145타를 넘지 못했다.
[Canlubang GC, Manila, 필리핀, 2018. 3.(필자 촬영)]
H선수는 다른 선수의 캐디 실수로 인하여 2벌타를 받게 되었고 2타 차이로 컷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위의 활당 사례는 불운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골프는 다수의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기라서 H선수가 라운드 전에 클럽 개수를 점검해 보았더라면 2벌타의 대가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이에 따라 보다 순조로운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리라.
중국 청나라 때의 철학서인 용역통의(庸易通義)에 “신중하고 세밀하게 구상하거나 준비했으나 일시의 소홀함으로 인해 일에 문제가 생기다(百密一疎 / 백밀일소).”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H선수가 경기 시작에 앞서 클럽개수를 비롯하여 필수적 확인사항을 점검하지 못한 점에 일침을 가한다.
주말골퍼가 라운드를 할 때 클럽개수를 비롯하여 골프규칙상의 기준을 살피지 않는 경우들이 많으나, 골프규칙에 부합하는 기준에 맞춰 갈수록 골프의 품격 또한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