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투어 대회에서 캐디가 무심코 나침반을 사용하여 출전선수가 실격을 당하는 황당한 해프닝이 있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경기가 규정을 모른 캐디의 실수로 말미암아중대한 결과로치닫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이헌재, 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130623/56063742/1, 2013.6.24, 동아일보)의 요지를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일본 투어 11승의 A선수는 2013년 6월 일본 지바현 소데가우라CC에서 열린 JLPGA 투어 니치레이디스 2라운드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A선수가 5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기 전 뜻밖의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의 캐디가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나침반을 꺼내 든 것이다.
이 캐디는 프로선수를 전담하는 캐디가 아니라 이 골프장에 소속된 하우스 캐디였다. 평소 주말 골퍼들의 경기를 보조할 때처럼 나침반을 사용했던 것이다.
골프규칙에 의하면, 라운드중에 바람이나 잔디결의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나침반 등 인공 장치와 비정상적인 용구의 사용은 금지된다.
동반 선수의 캐디가 전반 라운드 후 경기위원회에 이 사실을 제보하자, 경기위원회는 캐디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A선수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
골프장 측은 A선수와 대회 주최측에 캐디의 실수에 대하여 사과하면서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캐디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2015. 3. 필자촬영]
정상급 투어선수가 라운드를 마치기도 전에 캐디의 사소한 실수로 실격되어 짐을 싸야 하다니 어떻게 그 심정을 표현할 수 있으리오? 더욱이, 그는 캐디가 금지 기기를 휴대하고 있었는지조차 전혀 몰랐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으리라.
위 사례를 보면, 캐디가 프로선수의 전담 캐디든, 골프장에 소속된 하우스 캐디든, 캐디의 일거수 일투족은 출전선수에게 귀결되므로, 그 역할이나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미국이나 우리 나라의 정상급 선수들이 캐디에게 고액의 대가를 지급하는 이유를 어렵사리 알 수 있다.
중국 명나라 때의 시사문집인 역서안서(歷書眼序)에 “서로 도와 일을 실행하다(相補而行 / 상보이행)“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출전선수가 경기에서 최고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캐디의 보조 역할이나 그 임무가 매우 중요함을 상기시켜 준다.
이러한 규정이 주말골퍼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주말골퍼라도 이와 같이 상세한 골프규정을 알아둔다면 골프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