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가 모래를 만져 16강전에서 고배를 마시다
캐디가 미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벙커 안의 모래를 만져, 출전 선수가 매치플레이에서 석패한 일이 있었다.
출전선수가 한 홀 한 홀 고도의 긴장 속에서 초인적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매치플레이에서 캐디가 실수로 모래를 만져 출전 선수가 짐을 싸게 되다니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사연인가?
이 해프닝에 대하여 관련 기사(https://www.ilyosisa.co.kr/mobile/article.html?no=222112, 2020.10.22, 일요시사)를 토대로 그 상황을 살펴본다.
세군도 올리바 핀토(아르헨티나)는 2020년 8월 미국 오리건주 브랜던듄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위 골프선수권대회 16강전에 출전 중이었다.
그는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경기의 17번홀까지 타이를 이루었으나 18번홀에서 티샷볼이 벙커에 빠졌다.
그때 생각지 않은 대형사고가 터졌다. 핀토의 캐디가 갑자기 벙커에 들어가 모래를 손으로 만진 것이다. 핀토와 상대방 선수 및 그 캐디는 물론 TV중계진이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벙커샷 전에, 선수나 캐디가 클럽이나 손으로 모래를 만지거나 닿아서는 안된다는 골프규칙은 누구나 아는 기본상식이기 때문이다. 골프규칙상 위 규정에 위반한 경우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2벌타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을 패하게 된다.
핀토는 승부를 마무리할 수 있는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하기도 전에 16강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핀토는 SNS에 “나도 큰 충격을 받았다. 캐디는 펑펑 울었다. 그는 큰 대회 경험이 없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글을 올렸다.
[2019. 8. 필자 촬영]
캐디는 출전 선수의 중요한 경기보조자로서 규칙위반은 바로 선수에게 이어지는데, 캐디가 경험 미숙이나 규정 부지로 벙커샷 전에 모래를 만지는 중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중국 춘추시대의 철학서인 관자(管子)에 “마땅히 지켜야 할 표준이나 법규(規矩繩墨 / 규거승묵).”라는 구절이 있는데, 골프에서 벙커샷 전에 모래를 만지거나 닿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위 구절에서 강조하는 바와 같이 골퍼나 캐디가 의당 준수해야 하는 규정이다.
주말골퍼가 벙커샷 전에 클럽 바닥이 모래에 닿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위반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야말로 골프를 제대로 '아는 자'의 기본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