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의 의미를 익히다
“위험 관리의 중요성은 어떤 것이었을까?”
대충골프 탈출은 '적시에' '사소한' 것부터 위험을 관리하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이에 따라, 이전에 비하여 '타이밍'과 '사소한 것에 대한 치밀함'을 염두하면서 리스크가 상당부분 줄어들었다.
필자는 간간이 호쾌한 티샷으로 백구를 날려 드넓은 초록필드의 중앙에 안착시키는 행운을 즐기기도 했다.
그럴 때면 동반자들의 굿샷 함성에 자신도 모르게 들뜨면서 굿샷 뒤의 위험성을 간과했다.
그 결과 다음 샷이 뒷땅이나 탑볼로 확인되었다.
그 순간 망연히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거나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책하기 일쑤였다.
필자의 대충골프에 대한 자화상이었다.
“골프에서 방심이 생기는 가장 위험한 시간은 만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때다.”
대충골프를 탈출한 후에는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신화를 쓴 사라센(Gene Sarazen, 미국)의 가르침을 수시로 상기했다. 이 가르침을 떠올리다 보니 집중골프의 실행 정도가 높아지면서 위험 관리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다.
또한, 대충골프 시절 무난한 티샷과 아이언샷으로 파온을 시킨 후 홀에 1~2m 정도 붙인 때에는 과도하게 흥분하곤 했다. 그러다가 쓰리펏이나 포펏이라는 대형사고를 추스리지 못하곤 했다.
“천 길의 제방도 개미구멍에 무너진다.”
대충골프를 탈출한 후에는 아무리 짧은 펏이라도 경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미스펏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다. '사소한 실수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한비자의 일침에서 얻은 선물이었다.
[2022. 9. 필자 촬영]
나아가, 대충골프에 빠져있던 시기엔 위험을 피해서 우회하지 않고 풀슁으로 정면 돌파하려는 무모함이 잦았다.
필자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남촌CC에서 월례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서코스 8번홀(파5, 469야드)에서 티샷을 200~220m 보내곤 했다.
그때마다 정면 돌파로 투온에 도전하다가 대부분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조그만 그린이 호수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멀어보이지 않아 투온의 유혹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세컨샷이 약 180미터의 비거리와 정확한 방향이 확보되지 않으면 가차없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위험을 모른 바 아니었음에도 대충골프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후과였던 것이다.
어느 순간 가능성이 낮은 투온 대신에 쓰리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그 홀의 스코어가 안정되었다.
위기에선 우회함이 상책이라는 손자병법의 충고를 깊이 새겼던 것이다.
대충골프를 탈출하면서 위험 관리의 대상과 범위를 골프 밖으로 확대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었다.
연구나 글쓰기 등 여러 영역에서 순조로울수록 향후에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들을 미리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또한, 프로젝트 수행이나 사건 대리의 과정에서도 작은 실수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어떠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헤아려 실행에 옮겼다.
나아가, 패스트 트랙이 만연한 요즈음 법률자문 과정에서도 충분한 검토로 시간이 걸리는 우회로 선택이 업무상 리스크 예방에 크게 도움된다는 점을 실제적으로 동료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대충골프 탈출은 이처럼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것 외에도 '향후 목표를 점검'하도록 상기시켜 주었다.
“골프에 대한 향후 목표는 어떤 것이었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