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를 등용한 제환공(齊桓公)의 인사원칙
골프에서 자신에게 엄격하고 동반자에게 관대하기 쉽지 않다. 프로세계에서는 공히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므로 문제되는 경우가 적다. 그러나, 주말 골퍼에게는 엄격함과 관대함 사이에서 종종 문제가 생긴다. 멀리건, 컨시드, 디봇 등 여러 상황에서 입장 차이가 생긴다. 내기라도 하는 경우면 민감해진다. 캐디에게 결론을 내려 달라고 할 때에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신과 동반자 모두에게 관대하자니, 느슨함으로 인해 즐거움이 반감될 수 있다. 반면에, 모두에게 엄격하자니, 긴장감으로 인해 즐거움이 역시 반감될 수 있다. 엄격함과 관대함 사이의 조율은 골프 난제 중 하나이다.
기업에서 임직원들이 자신에게 관대하고 동료에게 엄격한 경우들을 볼 수 있다. 경영자나 부문의 책임자가 자신에게 관대하거나 동료에게 엄격한 경우에는 인적 자원의 효율적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동기 부여나 소속감 결여로 인하여 경영목표의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협력기업의 관계자이거나 고객일 경우에는 그 여파가 훨씬 크게 초래될 수 있다.
춘추시대 제환공(齊桓公)의 고사는 엄격함과 관대함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제나라 왕이 죽자 후계책봉 문제가 생겼다. 재상은 비밀리에 거(莒)나라에 사람을 보내 왕자인 소백(小白)을 귀국하도록 했다. 동시에, 다른 대신은 나이가 더 많은 왕자 규(规)를 즉위시키고자 했다. 노(魯)나라에서는 규를 제나라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방책을 마련했다. 아울러, 관중(管仲)으로 하여금 군대를 보내 소백의 귀국을 저지하도록 했다. 양측은 한 지점에서 조우하게 됐다. 소백은 관중이 쏜 화살에 복대를 맞아 가까스로 죽을 위기를 넘겼다. 소백은 화살에 맞아 죽은 것처럼 가장한 후, 마차를 타고 밤낮으로 달려 제나라에 들어왔다. 반면에, 규와 노나라 군대는 소백이 화살에 맞아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6일 후에야 도성에 들어왔다. 소백은 이미 제나라 왕으로 즉위하였으며, 건시지역에 파병하여 노나라 군대를 격멸했다. 제환공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관중(管仲)을 제거할 생각이었다. 제환공이 군대를 보내 노나라를 공격할 때, 포숙아(鲍叔牙)는 제환공에게 간언하였다. “제나라를 잘 관리하는 데는 몇 대신과 저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전하가 제후들의 패자가 되고자 한다면 관중을 등용해야 합니다.” 제환공은 관중에 대한 원한을 버리고 포숙아의 간언을 받아들였다. 관중은 제환공의 신임 하에 정치, 군사, 경제 방면에서 개혁정책을 완수했다.(주석 1) 제환공은 적시에 관중을 등용하여 제나라를 부유한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제후들이 난립한 춘추시대에 패자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위 고사는 제환공이 자신에게 엄격하고 원한을 가진 관중에게 관대함으로써 패자 지위에 오르게 되었음을 강조한다. 중국에는 이 고사와 같은 취지의 명구들이 여럿 있다. 논어(論語)에서는 “자신에게 무겁게 책임을 묻되 타인에게 가볍게 책임을 묻는다면 원한을 멀리할 수 있다(躬自厚而薄责於人,则遠怨矣 /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라고 훈계한다. 격언(格言)에서는 “남을 추궁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추궁하되,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责人之心责己,恕己之心恕人 / 책인지심책기, 서기지심서인).” 고 충고한다.
위 고사나 명구들은 골프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라운드 중 멀리건, 컨시드, 디봇 등의 경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동반자에게는 관대하라는 것이다. 다만, 자신에게 엄격한 것은 좋지만, 동반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함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칫 동반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퍼터 길이보다 조금 더 긴 파 펏을 앞두고 있다면, 그 동반자와 나머지 동반자들의 표정이나 라운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컨시드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위 고사나 명구들은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골프의 여러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의 경영자나 임직원이 자신에게 엄격하게 대하고 동료나 협력기업 또는 고객에게 관대하게 대한다면, 경영결과가 경영목표에 근접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엄격함은 다소 지나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상대방에 대한 관대함은 상황과 입장을 사려 깊게 살펴서 적절한 정도를 유지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관대함이 과도할 경우, 소속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휘에 대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고객 등에 대해서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가 구체적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엄격함과 관대함을 조율하는 것은, 기업 내의 경우에는 리더십이나 인사관리의 원칙으로, 기업 외의 경우에는 고객관리의 기본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에게 엄격하고 상대방에게 관대하기 쉽지 않다. 이를 실행한다면 수직적 관계이든, 수평적 관계이든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이에 관한 고사나 명구가 많은 만큼 일상생활에서 실행해야 할 덕목으로 삼을 만하다.
◆ 작자
✔ 진량(陳亮) : 1143~1194, 송나라 학자
✔ 사증찰원계(謝曾察院啓) : 진량이 증찰원(曾察院)에게 쓴 서간문(書簡文)
◆ 주석
1)百度文庫(2020.10.12.), 齊桓公和管仲的故事,https://wenku.baidu.com/view/fdf4c689c7da50e2524de518964bcf84b8d52d6b.html?fixfr=pYKdpaI8R8Gf3E%252FYXFTqhA%253D%253D&fr=income2-wk_app_search_ctrX-search
◆ 한자
✔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 – 진량(송), 사증찰원계
[嚴以律己,寬以待人 – 陳亮(宋), 謝曾察院啓].
✔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
✔ 嚴: 엄격할 엄, 律: 규율 율, 寬: 관대할 관, 待: 대우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