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11] 골든타임을 놓쳐 심정지 골퍼가 사망하다니

즐거웠어야 할 라운드에서 유명을 달리 한 사고

by 나승복

J씨는 2022년 10월 이른 아침 제주 소재 00골프장에서 회사동료들과 골프를 치다가 심정지로 사망하였다. 동료들과 즐거웠어야 할 라운드가 유명을 달리하는 불상사로 이어졌다니 딱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 사고의 전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사고는 약 2개월 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민형사상 절차에 대한 자료가 없으므로, 서귀포방송의 보도(장수익, 2022.10.27. http://www.seogwipo.tv/news/articleView.html?idxno=6426) 요지를 토대로 그 전말을 살펴본다.


J씨는 그날 오전 회사동료들과 위 골프장에서 첫 티샷을 했다. 3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마친 후 그린에 올라가서 각자 자신의 공을 찾았으나, J씨가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동료들은 J씨에게 달려가서 허리띠를 풀고 신발을 벗긴 다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아울러, 급히 캐디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캐디는 무전으로 골프장 경기과에 알렸으며, 경기과에서는 가벼운 골프공 타박상으로 판단해 119에 신고했다.

동료들이 4~5분 동안 흉부압박을 하면서 묻는 말에, J씨는 눈을 깜박거렸으며 호흡이 처음보다 나아졌으나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점점 악화되었다.

[2019. 8. 필자촬영]


제주소방서 아라센터는 경기과의 신고를 받고 오전 8시 15분 일반구급차를 현장에 보내 환자와 접촉했으나 J씨의 호흡정지가 확인되었다. 현장의 추가 요청에 따라 8시 30분 특별구급차가 도착한 후 환자에게 응급약물을 투여하면서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심정지로 사망했다.


J씨의 유족들은 골프장이 119에 심정지로 신고했다면 특수장비를 장착한 특별구급차가 출동했을 텐데 골프공에 맞았다는 신고로 인해 귀중한 15분을 놓치고 말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한, 유족들은 휴대전화로 신고했다면 위치를 파악하기가 쉬웠을 텐데 119와 골프장 그린에 연결이 잘 되지 않는 바람에 초기대응이 늦어진 점을 지적했다.




이 사고 관련 협상이나 분쟁의 쟁점은 J씨가 심정지로 쓰러졌으나 골프장 측의 오인신고로 인하여 골든타임을 놓쳤는 지로 예상된다.


위 보도요지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골프장 캐디와 경기과 사이에 긴밀한 소통으로 J씨가 쓰러진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여 정확하게 신고하였을 경우 J씨에 대한 응급처치가 골든타임 내에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의 목숨이 생사의 기로에 있는 상황에서 적시의 응급치료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중국의 역사서인 좌전(左傳)에 조도필할(操刀必割)이라는 성어가 있는데, 직역하자면 “칼을 들고 필히 물건을 자르다.”는 것이다. 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어가 경종을 울리는 바와 같이, 급박한 상황에서 적시의 신속한 응급조치의 중요성을 깊이 헤아려서 이처럼 가슴 아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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