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19] 골프코스를 무단 촬영하여 이득을 챙기다니
불법을 범한 자는 법의 대가를 피할 수 없다
K사는 타인 소유의 골프코스를 무단 촬영한 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하여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다. 골프장 소유자는 K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위 소송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대법원 판결(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의 요지를 토대로 그 책임관계와 소송결과를 살펴본다.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K사가 무단 촬영하여 제작한 영상을 공급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함)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K사는 골프장 소유자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나 골프코스를 실제로 골프장 부지에 조성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골프장 소유자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
또한, 골프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K사는 골프장 소유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 즉 골프장 소유자의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골프장 소유자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Canlubang GC, 필리핀, 2018. 3.(필자 촬영)]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탐할 경우 그에 따른 법적 대가를 치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사의 경영자는 이를 무시하고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니 골프장 소유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함은 마땅하다. 청나라 때의 풍자소설인 유림외사(儒林外史)에서 “법령을 알면서도 그 법령을 위반하다(知法犯法, 지법범법).”고 언급한 바 있는데, K사의 경영자를 두고 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맹자(孟子)는 “대내적으로 법령을 준수하는 대신(大臣)과 군왕을 보좌하는 부문책임자가 없으면 … 그러한 국가는 항상 멸망하게 될 것이다(入則無法家拂士 …, 國恒亡. / 입즉무법가불사 … 국항망.).”고 훈계한 바 있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자면, 기업이 대내적으로 법령의 준수(compliance)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스템이 없거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그 기업은 파산에 이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불법을 저질렀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러한 교훈을 깊이 헤아려 기업이 중대한 경영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법령 준수의 시스템을 정립한 후 평시에 이를 제대로 작동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