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경제
우리나라가 60세 정년을 확대 연장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것처럼 서구사회 역시 은퇴 연령에 대한 고민이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은퇴 전문기관인 Canada Life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연금이 줄어들면서 영국 성인의 3분의 2 이상이 60대에 은퇴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금에 의존하지 않고 퇴직할 수 있는 연령(은퇴연령)이 평균 66세로 비교적 높은 유럽 국가들 역시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2030,
부모 세대를 돌보는 낀 세대 4050
최근 발표되는 조사들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20대와 30대의 응답자들은 자신들이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동시에 그 윗세대인 40대와 50대는 부모 세대를 돌보는 추가적인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소위 한국의 낀 세대와 같은 현상입니다. 결과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19%가 성인 자녀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현상, 성인 자녀의 주거 관련 비용, 육아 비용 등에 대한 고령자의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재정적, 인구통계학적인 압박을 고려할 때 영국 역시 은퇴를 연기하고 더 오래 일하는 것이 당연한 해결책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파이낸셜 타임스의 진단입니다.
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 은퇴자 직업전환 어렵게 하는 요인
인구통계학적인 분석만으로도 고령자 은퇴 연령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근거는 명확합니다. 즉, 향후 20년 내에 취업 가능 인구(16세~60세)는 25% 감소하고, 60세 이상 인구는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퇴는 점점 늦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50~60대에 은퇴한 사람들의 직업 전환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용주는 당연히 고령자의 노동력 가치를 다시 평가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들로 파이낸셜 타임스가 꼽은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업의 역할입니다. 이는 60대 이상을 채용할 필요성이 있다면 직업을 현재 가지고 있는 50대들을 재교육함으로써 더 오래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고령 노동자 스스로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소위 '경력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평생 종사한 전문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한다든지, 회사의 비상임이사로 일하는 등을 하나의 예로 들고 있습니다.
격세지감
물론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소위 '레크리에이션 고용', 즉 보람은 있지만 임금은 낮은, 예컨대 자선단체에서의 일 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해결책으로는 궁색한 것들이지만 전통적으로 은퇴연령이 늘어나는 것에 강한 반대를 해왔던 과거(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격렬한 파업을 했던 것이 유럽국가들이었습니다)가 무색한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출처: 미래에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