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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신난다 Dec 02. 2022

<대봉을 추억한다.>

대봉을 맛있게 먹는 방법

<대봉을 추억한다.>

 대봉의 계절이 되었다는 알림이 sns 통해 울려 퍼졌다. 

10킬로를 주문을 했더니, 40개 정도가 배달되어왔다.

 보기에도 딱딱 해 보이는 밝은 주황색을 베란다 창문과 주방에 나란히 세워 놓는다. 

말랑말랑 해 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대봉을 추억한다.

날이 가면서 밝은 주황색은 우아하고 깊은 색으로 변화되어 간다

“언제 먹을 수 있을까?” 아이와 만져 본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한 개를 잡는다. 

“오늘은 먹을 수 있을까?”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기다리지 못하고 반으로 잘라 수저로 ‘푹’ 떠서 입으로 넣는다.

“앗, 퇴퇴퇴...”

“크크크”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구나.

그리고는 다시 감에게 묻는다.

“오늘은 먹을 수 있을까?”

“앗. 퇴퇴”

감들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어림도 없지 더 기다려야지.’


기다림이 시들해진 어느 날 쭈글쭈글 해진 감이 눈에 들어왔다. 이 것은 잘 익었을까?

수저로 한 번 쿡 떠서 입안 가득히 머금은 순간 번쩍 떠진 눈으로 베란다와 주방을 보았다. 우리에겐 30개가 남아있었다.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마음대로 감이 익는 시간을 정하고  덜 익은 것을 먹으며 실망하고 버리는 일을 11번이나 했다. 아까운 대봉이 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이 정도까지만이루어질거야라고덜 익은 하면 이루어 질 거야 라고 했던 일들은 덜익은 대봉을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봉의 추억은 내년에도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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