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뜨거워, 뜨거워 죽겠어.
내 안에 뭔가 뜨거운 게 있어.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묻는다 해도,
그저 “모르겠어”라고 밖에.
누군가 얼음물이라도 내 가슴에 끼얹어 준다면.
얼마나 앓았을까.
문득, 예전 일이 생각났다.
치기 어린 시절, 나는 문학도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그날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안의 불덩이 같은 무엇 때문이었다.
한밤중, 거실을 서성이다 팔딱팔딱 뛰다가,
혼자 미칠 듯 달음박질치는 심장을 움켜쥐고 진정시키려 했다.
기억하는 건, 그날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South of the Border, West of the Sun)』을 읽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 책에 흠뻑 빠져, 볼썽사나울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는 것.
그렇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날의 뜨거움이 오버랩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내 안의 덩어리를 꺼내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배운 적도, 기본기를 다진 적도 없다.
허술하고 파격적일지도 모르지만, 뭐 어떤가. 제 잘난 맛에 사는 거지.
언니 일기를 대신 써주고, 라면땅에 홀려 독후감도 써주던 어린 날들이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든 작은 입자였을지 모른다.
글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다.
그러니 내 글은 나를 닮았겠지.
내 인생은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조연 같았지만,
내 글 속에서는, 내가 주연이다.
다시 하루키를 읽기로 했다.
그 시절 나를 뜨겁게 흔든 문장들을 다시 만져보기로.
그리고 쓰기로.
이 시리즈는 무라카미 하루키와의,
조금은 은밀하고 개인적인 사랑 이야기다.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