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보여주는 옷
가난의 티라니. 너무하다.
다들 한 번쯤 이런 말을 본 적이 있을 거야.
'가난과 게으름은 사람의 외면에서 티가 난다.'
난 이 말이 외적으로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좋지 않은 예시라고 생각했지만
어째서 그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지
경제적 독립을 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
내 청소년기 까지는 부모님께서
내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필요한 것 등
부족한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해 주셨지.
우리 가족이 경제적 여유를 가진 좋은 집에서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족함 속에서도 채워주시려는 부모님의 노력을 이제야 느끼게 되더라.
이런 생각을 가지며 독립을 하려니까 그 길이 더 힘들게 느껴졌어.
놀고, 먹는 것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필요한 옷과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전부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되고 나니
그에 따라 소비되는 돈이 때론 무겁고, 부담스러워서 사는 것을 더더욱 머뭇거리게 만들더라고.
내가 지금도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
당장은... 가지고 싶긴 한데 참아야지.
이런 말이 습관처럼 나오더라.
적어도 나는 내 생활에서 가지고 싶은 것보다 필요한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었어.
같은 옷을 돌려 입고
그 옷이 망가져 입지 못할 때까지 새 옷을 사지 않고
겨울에도 얇거나, 짧은 반팔을 입기도 해.
물가가 올라 안 그래도 번 돈에 비해 빠져나가는 것이 많다고 느껴지는 세상에서
그나마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그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마 자식이 있는 부모님이라면 내가 하는 말이 안쓰럽게 보일까?
나 같은 사람이 주변에는 거의 드문 편인데
아마 내 나이가 아직 20 대인만큼 빠른 느낌일 수도 있고
부모님께 완전히 자립하기 위해 준비하거나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힘들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결국 의지하는 구간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느낌이 들어.
혼자 버티려다 보니 신경 쓸 부분들은 늘어만 가는데
내가 다 감당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남들은 요즘 시기에 따라 따뜻하고 포근한 옷 입고 하루를 지내겠지만
그렇지 못한 나를 보고 있으면
이 초라함을 어디 말할 수 없어 속이 쓰려오는 기분이 들어
곧 잘 우울해지곤 해.
그러면서 남들의 시선이 평소보다 더 신경 쓰일 때도 있지.
다소 걱정되는 마음에 '안 추워요?' 하고 묻는 말에
솔직하게 춥다고 말하지 못하고 시원하다며 웃음 짓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스스로가 너무 안쓰러워 눈물이 날 것 같아.
남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때에 맞춰 스스로를 가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
그나마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감기에 잘 안 걸리는 체질이라
겨울에 아파서 서러울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정도일까?
그래도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겉옷이라도 하나 마련할 수 있도록
노는 시간을 줄이고, 돈을 아껴서
눈이 내리기 전에는 하나 살 수 있기를 바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