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일을 10년 이상 했다면 그 사람은 분명 그 분야에 <프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모든 일들이 습관처럼 몸에 익었을 테고, 어떠한 돌발상황이 닥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겸손하게 자신보다 상대방을 높이며 웃어 보일 줄 아는 여유로움이 있을 것이고,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또 묵묵히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한눈에 알아차리고, 아무 일 아닌 듯 '툭' 그 부분을 메워주며 함께 앞으로 나아기를 돕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가 A라고 이야기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생각을 수용할 줄도 알고,
내 생각이 B였다면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AB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지혜도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올바르게 전하는 법도 알 것이며,
쓸데없이 자존심이라는 손톱을 들어내어 성난 고양이처럼 이리저리 할퀴지도 않을 것이다.
결혼 21년 차. 시간상으로 난 프로다. 난 프로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남편의 언어와 생각과 행동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못했다.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부부들은 어떤 시간을 함께 쌓아왔기에 가능한 걸까?
아이들이 하나둘 둥지를 떠나고 이제 정말 우리 둘만 남을 시간이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이들의 빈자리를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일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둘만 함께하는 시간으로 또 다른 10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난 한 사람의 아내로서 프로가 되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