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인 것을 확인한 아침, 교통사고가 났었다. 차를 폐차할 만큼 큰 충돌이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심각한 외상은 없었다. 단지 임신 초기여서 계속되는 하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응급 처치를 할 수 없었다. 또한, 뱃속의 아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할 수가 없어 치료기간이 더디고 회복속도가 느렸다.
누구를 향한 이야기 인지 뚜렷한 대상도 없이 난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잣말을 되풀이했었다.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아이는 5살이 될 때까지 자주 밤중에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 그럴 때면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신랑과 나는 후다닥 아이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아직도 잠에서 덜 깨 흐느끼는 아이의 귀에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괜찮다.... 괜찮다..... 이젠 다 괜찮다."
그럼 거짓말처럼 1분도 채 지나기도 전에 아이는 다시 새근새근 잠에 빠져들었다.
그때 아이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잠들게 했던 나의 "괜찮다"라는 단어엔 큰 힘이 있었나 보다.
성장한 아이들이 세상에 치여 생채기를 입었을 때, 자기 자신이 너무 작고 연약하게 느껴져 어딘가로 도망쳐 숨어 버리고 싶을 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여린 몸이 떨려올 때,
나의 "괜찮다... 괜찮다... 이젠 다 괜찮다..."라는 말이 또다시 그 능력을 발휘해 줄까?
나이 들고 연약해진 나의 그 한마디에 아이들의 마음속 두껍게 쌓여있던 검은 안개가 스르르 사라져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그런 힘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괜찮다"라는 주문은 늙지 않고 아이의 귓가에서 제힘을 제대로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
https://youtube.com/shorts/_6oZBfT78Qw?si=g0Fm4o4F0CZKZi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