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인데, 정말 아찔했던 일이 있었어요. 친구 원룸에서 지내고 있을 때 일인데, 우리 집이랑 같은 건물이라 맨날 들락거리며 지냈거든요.
그날 아침, 알람이 안 울려서 한낮까지 푹 잤는데 정말 배가 고픈 거예요! 평소보다
훨씬 늦게 일어난 거였죠. 왜냐하면 전날 밤 '프리즌 브레이크'에 빠져서 새벽까지 봤거든요.
배가 고파 뭔가 먹을 걸 찾았는데, 친구가 음식을 다 먹어버리고 일주일도 넘은 중국음식 배달통 하나만 남아있더라고요. (왜 그런 게 있는지는 묻지 마세요!)
어쩔 수 없이 옆집 문을 두드렸는데, 그 집 여자분도 늦잠을 자고 있었나 봐요. 문을
열었을 때 몸에 딱 붙는 잠옷만 입고 있었거든요!
"밥 좀 빌릴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봤더니, 그녀가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아마 말도 안 되는 작업 멘트라고 생각했나 봐요. 평소 같으면 저도 그런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옆집 여자분이 정말 예뻤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워낙 배가 고파서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그분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저는 연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그런 짓 안 하거든요.
그래서 진심으로 말했죠. "아니에요, 정말 그냥 밥만 필요해요. 너무 배가 고파서요!"
그랬더니 그녀가 함께 아침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앉아서 밥을 먹으면서, 처음에 오해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 그녀의 남자친구가 들어온 거예요. 우리가 둘 다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을 본 거죠. 당연히 우리가 함께 밤을 보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우리는 실제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는 당장 제 목을 따버릴 기세였어요. 그래서 저는 급히 친구 방으로 피해서 혹시 몽둥이라도 들고 쫓아오지 않을까 벌벌 떨고 있었죠.
다행히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자분이 잘 설명해줘서, 지금은 우리 모두 그 일을 옛날 이야기로 회상하며 웃어요. 결국 모든 게 잘 풀린 거죠.
그 일 이후로는 꼭 비상용 컵밥을 사다 놓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