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직관이 돈을 번다 - 의사결정의 숨은 무기

by 홍종민

"사업을 해도 될까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처음엔 사주만 봤다. 갑목일주에 정재가 있으면 "안정적인 사업 운"이라고 했고, 병화일주에 편재가 강하면 "투기적 사업에 유리"하다고 했다. 교과서적인 해석만 늘어놓았다.


그런데 이상한 걸 발견했다.


진짜 사업으로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사주의 글자에 있지 않았다. 재성이 약해도 눈빛에서 번뜩이는 수완이 보이는 사람이 있었고, 재성이 가득해도 한 푼도 못 벌 것 같은 무기력한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 있었다.

조용헌 선생이 인터뷰한 청원도사의 말이 떠올랐다. "사주가 그림으로 들어와요. 냄새로도 오고, 소리로도 와요."

처음엔 시적인 비유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수백 명의 사업가를 만나보니 정말로 그랬다.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향수 냄새가 아니라 에너지의 냄새. 어떤 사람은 흙냄새 같은 안정감을, 어떤 사람은 쇳소리 같은 날카로움을, 어떤 사람은 물처럼 유연한 흐름을, 어떤 사람은 불꽃처럼 타오르는 열정을 풍겼다.


돈 냄새를 맡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번데기의 고통


2018년 여름, 30대 초반의 IT 스타트업 CEO가 찾아왔다. 병화일주에 식신이 강한 사주. 창의력은 넘치지만 끈기가 부족한 전형적인 천재형 사업가였다.

"지금 하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걸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확신이 안 서요. 주변에서는 다들 미쳤다고 하고, 투자자들도 반대하고 있어요."

그가 말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 계속 한 가지 이미지가 떠올랐다. 나비가 번데기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모습.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간절함과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

신수훈 선생의 가르침이 생각났다. "물이 많은 사주가 왔을 때, 상상을 통해 그림을 그려라."

나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전달했다.

"지금이 변화의 시기인 것 같습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려면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듯이, 기존 사업 모델을 완전히 벗어던져야 할 때입니다. 고통스럽겠지만 그것을 거치지 않으면 날 수 없습니다."

그는 눈을 크게 떴다.

"어떻게 제 마음을 그렇게 정확히 아세요? 정말 요즘 꿈에 계속 나비가 나와요."

바로 이거다.

3개월 후 그는 과감하게 B2C 서비스를 B2B로 전환했다. 기존 고객들의 원성이 빗발쳤고, 매출은 90% 급감했다. 투자자들은 발을 뺐고, 직원 절반이 퇴사했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번데기'라는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이 고통이 변태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니까 견딜 수 있었습니다."

1년 후 새로운 투자를 유치했고, 2년 후에는 업계 선두 기업이 되었다. 최근 그가 다시 찾아와서 한 말.

"그때 논리적으로만 생각했다면 절대 못 바꿨을 거예요. 직관이 논리를 이긴 순간이었죠."


얼음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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