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화점보다 시장이 좋다.
집 근처 시장이 있지만, 나는 5일장을 즐겨 찾는다.
얼마 전, 할머니 한 분이 조그만 보따리에 미나리를 널어놓고 계셨다.
그 미나리를 2천 원에 샀는데,
건너편에서는 같은 미나리를 5천 원에 팔고 있었다.
가격 차이도 놀라웠지만,
2천 원에 팔아서 과연 차비가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에 가면 제일 먼저 가격에 기가 꺾인다.
가격을 보면 절로 “오 마이 갓!” 소리가 나온다.
결혼 후 시댁에서 살다 분가해
임대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
맞벌이를 짬짜미로 했지만, 생활은 늘 빠듯했다.
딸에게 비싼 유모차를 태워주고 싶었지만 형편이 안 돼,
3만 원짜리 유모차에 만족해야 했다.
누구나 선택은 자유다.
나는 그때 나의 형편에 맞는 선택 했다.
그렇다고 내 삶이 절망적이었을까?
그때는 ‘젊음’이라는 에너지가 있었다.
그 시절에 길들여진 절약 습관은
지금도 내 삶에 남아 있다.
이제는 마음의 여유도 조금은 생겼고,
서울도 아니고 비싼 아파트도 아니기에
빚 없이 가볍게 살아간다.
나는 내 삶을, 내 몸을
너무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다.
스스로 빛나는 존재이기에,
굳이 거기에 덧칠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한방도 좋다.
하지만 인생은 한방에 훅 갈 수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