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고 나

by 닌자


일주일에 한두 번은, 친정엄마와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요즘 들어 엄마는 생각도, 입맛도 부쩍 까다로워지셨다.

예전에는 나이를 먹으면 생각도 자라고,

세상을 더 너그럽게 바라보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엄마는 점점 더 예민해지고, 불만족스러워하신다.

돌아보면 평생 먹고사는 일이 먼저였던 엄마는

자신의 마음을 돌볼 틈이 없으셨다.

그런 사실을 떠올리면 연민의 마음이 들지만,

식당에서 음식이 맛이 없다거나, 불평을 늘어놓으실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들은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자신을 사랑한다면, 모든 것이 좀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물론, 엄마는 자식을 사랑하신다.

하지만 먹고사는 일이 중요했던 엄마는,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것은 모르셨던 거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챙기겠는가?

어쩌면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도,

스스로를 돌보는 법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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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뒤, 엄마와 함께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나이가 들며 몸의 기능이 점점 쇠퇴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자신을 챙기고 보듬으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아닐까.


익숙한 길이라도 함께 걸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사랑의 한 방식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 든다는 건,

결국 자신을 다시 사랑하는 법을

천천히, 그리고 함께 배워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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