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대 후반 어느 여고생이 되다.
유치원 때 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교우관계는 활발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보면 성당 지인 2명, 직장 동료 짝수명, 가족 4, 친구 , 이렇게 자주 연락하고 나머지는 지역전화번호나 자주가는 음식점 전화번호이다.
그래도 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20대 후반 영혼없는 소개팅 남자말에 의하면 오타구(책만 보는 사람)라 말하지만 책만 보지 않고 책과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이다. 이전 직장 동료인 선생님 말에 의하면 (백치미) 이지만 순수함의 농도가 진한 사람, 엄마의 말에 의하자면 감성적, 자주가는 동호회 모임에서는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불린다. 하지만 순수하고 싶지 않고 마냥 착하지만 않고 싶으며 감성보다는 이성적, 때가 많이 묻고 차가운 도시 여자이고 싶다. 첨언하자면 냉철한 까탈스런 여자이고 싶다.
변하지 않는 건 진부함+진지함이 단어가 들어있다. 조용함과 활발함이 섞여 있는 N+F MBTI 성향이 있다.
사람들에게 농담을 잘 못던져서 주변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이지만 농담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내가 2016년 어느 가을, 독서모임에서 뭉클한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박웅현 작가 강연회를 보러 파주에 갔다. 질문을 건네받으며 책에 대한 소개를 받던 도중이었다.
고등학교 단체 관람을 하러 온 여고생이 작가님에게 물어 보았다. "저도 광고인(마케터)가 꿈인데 담임 선생님께서 반대가 심해요,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울먹이었다.
박웅현 작가님은 말없이 그 학생에게 뜨거운 포옹을 하였다. 지금 당장은 광고기획자가 될 수 없지만 광고홍보학과를 진학해서 그 길로 밀고 나가보아요, 그때가 아니더라도 막다른 길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거에요.
분명 꿈을 이룰 수 있을 꺼에요.
공감능력이 높은 n성향과 f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감정이입이 마구 되었다. 나도 학생 뒤에서 포옹해주고 싶었다. 한때 나도 그 학생처럼 여기저기 꿈을 꾸어 반대를 밟고 준비한 경험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디자인 컴퓨터기술을 배우는 경험을 해보았다. 국비지원으로 배우다 보면 취업진로를 도와준다는 전단지를 보아서 선뜻 학원에 등록했다. 배우는 과정 중 어려운 툴을 배우는 과목이 있었는데 강사님이 선뜻 말했다.
"곰돌 씨는 디자이너가 되면 안 될 것 같아요" 눈물이 갑자기 쏟아졌다. 수업이 끝난 후 다짜고짜 물었다.
"왜 그런 말을 하실까요?"
"왜 저는 안될까요?"
"내가 하는 말이 듣기 싫으면 환불하고 나가도 좋아요 .그렇지만 안되는 길을 말해주는 것도 선생님의 도리에요"
P의 성향이 강한 선생님이었을까, 그 때의 나는 파주에서 울었던 여고생처럼 너무 어렸다. 취미 생활을 배우는 컴퓨터 학원임에도 한 때 꿈은 거대했으며 현실과는 동떨어지는 그럼 순수함이 있어 보였다.
우리 모두 가끔 다양한 직업과 꿈을 가진다. 간절히 바라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닐 수 있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