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친구하기(1)
불안감의 감정을 많이 느낀 일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35년 동안 불안감이 최고로 느껴진 순간은 많았지만, 몇 개 히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관계 속, 사회생활 속, 기타 일상생활 속 이렇게 3가지이다.
먼저 소개하고 싶다. 지금 남편을 만나기 전 무수히는 아니었지만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불안을 느꼈던 건 연애하는 시간, 혹은 인연을 이어가는 시간이었다. 상대방이 호감을 비춘 것일까? 이렇게 답이 왔는데 이게 헤어지자는 말인 것일까, 이렇게 답장을 보냈는데 늦게까지 읽지 못했지? 이모티콘이 왜 없지? 분명 좋아하는 건 맞는데 연락이 없지? 등 기초적인 상상부터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전문가로 불릴 정도로 불안은 엄청 심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머리생각엔 습관처럼 맺혀있는 기분, 아무리 다른 일을 해도 잊히지 않는 기분,
표정도 우울해지고 해소될 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하고 있는 나의 이런 불안정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차라리 이럴 바에 내가 먼저 거절을 하거나 상황을 도피하고 싶었다. 누가 물어보면 나는 "비혼이에요!"라고 크게 자랑했다.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다른 활동과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한심함을 많이 느꼈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자 노력해도 불안한 건 똑같고 또 도피하는 상황도 똑같이 겪다 보니 인연을 만나는 일이 너무 고되었다. 다른 사람은 쉽게 만나고 잘 이루어지면서 나만 잘 안될까. 그런 한심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나의 불안증상이 잠재워주었던 사람이 지금 만난 남편이었다. 소개팅도 지겨움의 끝판왕이 되었고
거절메시지를 기다리는 느낌도 무뎌질 만큼 되었을 때 소개로 만나서 예상치 못한 진실된 사랑을 만났다.
그때에도 거절당하면 송도에서 제일 비싼 와인을 마시자라고 단념을 하였다. 어차피 이루어질 것도 아닌데 뭐 보나 마나인데 뭐,,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잘 만든 것도 사실이다.
불안함을 느끼지 않으려고 극단적인 상황을 만든 것도 상대방이 아니라 스스로 힘듦을 만들었다. 지금도 남편과 조금씩 갈등이 생길 때면 "남편이 나에게 이혼을 하자고 할까?"의 생각을 잘 만든다.
역시 이번에도 스스로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만들어낸다. 상담용어로 생각하면 "자동적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전에 이러한 주제로 심리상담을 받아보았지만 습관 된 사고방식을 고치려는 것은 어려운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고치자! 뜯어버리자 하고 마음을 먹을 수 있다면, 자존감을 갖는 일이다.
"헤어지자고 두려움에 매여있기보다는 상대에게 헤어져도 나는 소중한 존재야"임을 인지시킨다면 자동적 사고의 출발점이 조금씩 달라지고 어두운 얼굴을 밝게 만들 수 있겠지?"라고 한 번이라도 실천을 하고 싶다.
이렇게 공개적인 패널인 브런치에서 다짐을 하는 이유는 "이렇게 다짐을 했으니, 나쁜 습관을 고치는 일에 더 경각심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작은 희망이다. 아마 그전에 만났던 인연사람이나, 이전 구 남자친구에게도
자신감 있는,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한 번쯤 비추었으면 아파할 일이 조금은 줄어들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고 싶다. 그렇지만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니 이거 한 가지는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