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자서전
이번글은 이 책이 어떤 책인지에 대한 설명(조금)과 내가 느낀 경험과 감정에 대한 글이다. 경험과 감정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룬다.(2)편에 본격적으로 빌게이츠의 삶에 다룰려고 한다.
처음에 나는 이 책을 볼 때 자신이 해낸 위대한 업적 중심의 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굉장히 솔직 담백한 일기 같은 책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유명인들에 대해 사실적으로 쓴 윌터 아이작슨이 쓴 책들보다 더 솔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윌터 아이작슨도 진지한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제삼자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이라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이 이야기만큼은 담고 싶지 않았서 담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빌게이츠의 이 자서전이 자신의 인생에서 후회스러운 기억들과 자신이라는 사람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적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수치스러웠던 과거를 털어놓는 것 또한 하나의 용기이고 그 과거를 털어놓음으로써 나는 이 과거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정도로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걸 어느 정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글의 시작은 가족에 대한 글로 시작한다. 아버지와 엄마의 성장과정, 할머니에 대한 에피소드 들도 나오는데 특히 카드게임에 대한 내용으로 빌 게이츠의 성격과 성장에 미쳤던 영향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카드게임을 이겼고, 노력해서 결국 할머니를 이겼다는 내용)
나에게 있어 와닿았던 예로 학창 시절에 대한 글이 나온다. 빌게이츠는 왜소한 편으로 육체적으로 약자의 편에 속했다. 학창 시절은 모두가 성숙하지 않은 시기다. 일정기간 동안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깊은 인간관계도 쌓을 수 있지만 오래 보내는 시간만큼 상대와 나에 대한 정보는 학교라는 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좋은 관계도 있지만 나쁜 인간관계 또한 있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성숙하지 않은 시기인 만큼 육체적인 강함에 의한 힘의 법칙이 존재한다(아닌 곳도 있겠지만 나의 초중고 시절에 봤을 때는 항상 존재했다).
빌 게이츠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힘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상을 본다. 동급생 두 명이 말다툼을 시작으로 놀이터에서 소위 말하는 맞짱을 뜬 것이다. 이 광경을 본 빌게이츠는 두려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낀다. 빌 게이츠가 직접적인 괴롭힘을 당한 내용은 없었으나, 자신의 왜소함으로 인해 자신이 괴롭힘이나 약자로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계가 항상 있었다.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브랜딩을 한다. 책에는 이 브랜딩을 통해 괴롭힘이나 약자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속마음이 나온다. (책에는 '빌게이츠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걱정했고 그 이유는 당시에 수업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멋진 아이들이 열망하는 바가 아니며, 오히려 놀림을 받는 유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나온다)
그가 선택한 포지션은 광대포지션이었다. 정말 지금 이미지에서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학교생활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했고, 책상을 어지럽혀 놓고 뒹굴다가 마지막 순간에 과제를 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최대한 숨겼다. 또한 선생님에게 모욕적이고 장난스럽게 행동했다.
나의 학창 시절에도 폭력과 이런 인식이 어느 정도는 존재했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는 키가 평범했고, 고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키가 훌쩍 컸다(중3 2학기 때). 나는 정말 무탈하게 학창 시절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완전히 교내의 힘에 대한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나는 강제적으로 반장을 맡게 됐다. 이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반에 노는 애들이 많았다. 내 경험상 웬만하면 반장선거에 최소 3명은 나온다(반 인원이 보통 33명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도 이 문제아 비율이 높은 반의 반장을 맡고 싶지 않아 했다. 나 또한 작년에는 부반장을 했지만 이 반에서 그런 직위를 가지는 것은 고통길이 뻔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은 성적이 50% 위인 친구들을 모두 나오라고 했다. "반에서 절반정도가 나와서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반장이 되면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을 딱 한 마디씩만 하고 들어갔다. 나 또한 그런 비슷한 한마디를 하고 들어왔다. 속마음은 모두들 '저는 안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건 선생님에 대한 반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참고로 중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은 매우 자애롭고 현명했던 선생님이다. 내가 겪은 선생님 중 가장 훌륭했던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이미지 또한 상냥했다). 이대로만 가면 나는 확률적으로 뽑힐 확률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문제는 내 옆자리 짝꿍에게 있었다. 내 짝꿍은 학교 짱이었다. 그 시절 내 기억으로는 두 가지 부류의 학교짱이 있었는데 무력으로서 학교 짱과 빽(뒷배경 - 무리 지어 다니는 아는 센 형을 지칭)이 많은 학교짱이 있었다. 실질적인 짱은 빽이 많은 학교 짱이었다. 나는 우연하게도 학기 초에 학교 짱과 짝꿍이 되었다. 첫날에는 몰랐지만 분위기나 느낌상으로 그걸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친구가 나의 어떤 행동을 보고 귀엽다고 했는데, 이게 뭐 때문인지는 잘 기억은 안 난다. 아무튼 그 친구가 나를 귀여워했다. 그러던 중 반장투표가 열렸다. 애들한테 나를 뽑지 않으면 방과 후에 전부 다 남긴다고 했고, 이 말을 다른애들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나 또한 이걸 들었지만 내 짝꿍의 파워가 어느 정도 몰랐던 나는 내가 여자애들을 포함해서 몰표로 반장에 뽑힌 것에 매우 당황했다. 나는 절대로 되고 싶지 않았다. 뽑힌 내가 당황해하는 것을 보고 그 친구는 재미있어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아마 재미로 나를 뽑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기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애를 뽑았다고 생각했지만 , 이 정도 파워인 애는 그 누가 되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애였기 때문에, 그냥 정치적으로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나는 일 년 동안 허수아비 반장 역할을 했다. 이 학교 짱과 기억에 남는 일화는 3가지다. 하나는 내가 엎드려 자는 도중에 손가락 대포를 맞아서 깼던 것과(깬 직후에 처음에 느낌은 정말 총 맞은 줄 알았다) 귀에다가 손으로 막고 고함을 질러서 진짜 귀에 굉음이 났던 것(너무 큰 소리를 손으손을 모으고 귀에 지르면 진짜 밖에서 듣는 굉음과 다른 소리가 [약간 고주파 같은 소리] 들린다)과 음악실에서의 대치다. 음악실에서의 대치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음악실 구도가 밑의 그림과 같은
의자들로 쭉 나열되어 있었다. 그래서 안쪽에 있는 사람은 앞에 의자이자 책상 때문에 빠져나가는 게 불가능했을 정도로 간격이 좁았다(나갈려면 모두가 빠져나가야만 같이 나갈 수 있었다. 수업시간에 학교짱이 깊숙한 위치에서 선생님을 무시하고 떠들었다.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해도 그냥 없는 사람 수준으로 무시하고 떠들었다. 드라마처럼 막 나가는 것처럼 떠들진 않았지만 그냥 평소 말하는 톤으로 계속 떠들었다. 참다 참다 폭발한 선생님은 다가왔지만 이 의자들 때문에 더 다가갈 수 없었다. 벌점을 주기 위해 이름을 말하라고 했다.(그 당시에 벌점제도가 있었는데 벌점이 쌓이면 교내봉사를 시켰다.) 벌점을 주기 위해서 이름을 말하라고 했는데 자기 이름이 아닌 우리 반에 없는 이름을 댔다. 선생님은 출석부를 뒤져보고 없는 것을 보고 근처 애들한테 " 쟤 이름 뭐야?"라고 물었는데 10명 정도가 아무 대답을 못했다. 교권이 추락하는 현장이었다. 선생님은 결국 "여기 반장 누구야?"라고 물었다. 나는 그때 강제적으로 학교 짱 옆에 앉아있었다. 나는 손을 들고 내가 반장이라는 것을 알렸다. 선생님이 이름을 물어봤고 그 친구는 옆에서 눈빛으로 말하면 죽인다는 듯이 쳐다봤다. 나는 5~6초 정도 고민하고 학교 짱 이름을 말했다. 속으로는 진짜 죽었다고 생각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나를 때리지도 않고 가만히 두니까 불안감은 더 커졌다. 종이 울리고 쉬는 시간이 됐다. 가장 구석자리에 앉았던 나와 학교 짱은 마지막으로 나갈 차례가 됐다. 그 당시에 학교짱이 정확하게 뭐라 물었는지는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왜 말하는데 XXX아"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반장인데 어쩔 수 없다이가"라고 말했다. 말투는 내가 화를 낸 것처럼 보이지만 부산사람이라 저 말투고 진짜 다 죽어가는 모기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나름의 반항이었다. 처음에는 힘 있게 말하려 했지만 나온 목소리는 정말 다 죽어가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그 애 시선에서 착한고 귀여운 애라고 인식이 돼있었기 때문에 넘어갔다고 추측해 보지만 잘은 모르겠다. 나는 장난스럽게 몇 번 맞은 것 빼고는 맞은 적은 없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만 적어서 그렇지만, 내 기억상으로는 적어도 우리 학년에 빵셔틀은 없었고 특정 애를 단체로 집단으로 때리거나 괴롭히는 건 없었다. 그 정도로 일진들이 악질적이지는 않았다. 자기 유흥을 위해 툭툭 치거나 그런 경우는 있었지만, '더 글로리' 나 그런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만큼 괴롭히고 고통을 주며 그 모습을 좋아한 애는 없었다.
빌 게이츠가 자신이 학교에서 때림 당하거나 무시당하지 않는 포지션을 잡기 위해 억지로 광대 포지션을 잡고 어른들에게 반항스런 태도를 취하고, 학교에서는 공부를 안 하는 척했다는 부분에서 빌 게이츠의 솔직함에 이 책에 더 깊게 빠져들었던 것 같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며 나의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며들었다.
정말 많은 애들이 학교에서의 인간관계나 그런 복잡한 것들 때문에 학업에 집중을 못하거나 자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그 중학교 3학년 학교에 있을 때는 공부나 수업시간에 신경을 많이 쓰진 못했다. 매슬로우의 욕구중 2단계 안전욕구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눈치를 보는 게 가장 1순위였던 것 같다. 어느정도 눈치를 봤었는지 생각해보면, 당시 옆반에서 내가 괜찮다고 한 여자 애가 있었는데 나도 그 애가 괜찮았었다. 내 외모가 못생겼다고 생각했었던 당시에 그렇게 괜찮은 애가 나를 좋아해 주는 게 고마웠고 기뻤다. 그런데 뭔가 그 친구를 만나거나 친해지거나 하면 일진애들이 유희의 대상으로 놀려서 그 친구에게도 피해가 갈 거 같아 다가가진 못했다. (그렇게까진 안했을 것 같긴하다.) 요새는 학교폭력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퍼지고,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연예게에서 퇴출당하면서 이런 것들이 교내에서 괴롭힘, '폭력을 하려는 애들에게 일종의 브레이크 기능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이런 인식 말고도 학교 폭력 또한 방지하는 교육이나 구조적으로 이걸 막는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글을 쓸 때는 이렇게 깊게 학교 내의 권력에 대해 쓸 생각은 없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이런 내용이 된 것 같다. 보통 이런식으로 글이 전개가 되면 다시 글을 지우고 다시 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내가 이런 일을 겪은 걸 누군가에게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처음이고 글을 쓰면서 마음이 좀 후련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빌게이츠에 대한 내용이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실망하셨을 수도 있다. 빌게이츠와 관련된 내용은 2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