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거짓말
아침에 [월트 휘트먼]을 번역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신 외할머니 말이 북처럼 둥둥 떠오른다.
나는 공기가 되어 날아올라, 폭주하는 태양에 하얀
머리채를 흔들며
소용돌이치는 물결에 살을 내뿜고, 실오라기가 되어 흩날린다.
내가 사랑하는 풀에서 자라기 위해 흙에 몸을 바치나니,
만일 당신이 나를 찾기를 바란다면 신발 밑창 아래를 보라.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 건강이 되어 주고,
피를 걸러주고 맑게 해 줄 것이다.
나를 소환하는데 실패하면 계속 용기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뒤지며 그리워하라,
나는 어딘가 멈춰 서서 당신을 기다릴지니.
할머니는 내게 죽은 후에 황새가 되어 하늘을 빙빙 돌고 계시다가 우리 손주들 괴롭히는 놈들이 있으면 잽싸게 내려와 쪼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근데.... 할머니... 나 괴로운 적 많은데 할머니가 언제 날아 내려와 쪼아주었어?"
할머니... 어딨어?
월트 휘트먼은 또 어디서 멈춰 있다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