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장수 사진 봉사: 소중한 순간을 담다
깊어가는 가을, 봉사로 물든 따뜻한 아침
10월 중순 가을의 정취가 짙어가는 일요일 아침. 평소 같으면 여유롭게 운동을 즐기며 보낼 수 있는
휴일이었지만, 오늘은 어르신들을 위한 뜻깊은 봉사활동이 예정되어 있어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양평군 여성 포럼의 일원으로서 지역 사회의 어르신들께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차 올랐다.
먼저 이웃에 사는 회원님의 배려로 약속한 카풀 시간에 맞춰 분주히 준비를 마쳤다.
처음 참여하는 장수 사진 촬영 현장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어르신들은 어떤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실까? 젊은 시절의 이야기들이 얼굴에 담겨 있을까?
그 주름 하나하나에는 어떤 인생의 흔적이 깃들어 있을지 그 순간이 다가올수록 마주할
어르신들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나지막한 웃음 속에는 어떤 추억이, 말없이 바라보는 눈빛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겨 있을까?
어르신들의 삶을 마주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마음을 다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 마크 트웨인
작은 나눔으로 더 큰 행복을 전하는 양평군 여성 포럼
양평군 여성 포럼은 김향숙 회장님의 리더십 아래 약 2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작은 규모의 봉사
단체로, 운영비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각자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서로에게 따뜻한 힘이 되어 주며 나눔의 동행을
실천하고 있다.
일터와 가정을 오가며 쌓인 피로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위해 작은 손길을 모으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봉사의 의미가 느껴진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김치를 담가 취약계층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렸고, 장수 사진 촬영 봉사 또한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지역 어르신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준비해 온 행사다.
우리 단체는 그동안 환경 정화 활동, 무료 급식 봉사, 재활용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쌓아왔으며, 앞으로도 작은 나눔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해서 이웃과
함께할 것이다.
맑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건강을 지켜온 어르신들
옥천면 용천 3리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여전히 활기차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이곳에서 오래 사신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부터 논밭을 일구며 자녀들을 키워오셨다.
가장 연세가 많으신 92세 할머님은 그간의 세월을 돌아보며 "이렇게 긴 세월을 살아올 줄은 몰랐다"
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이날 장수 사진 촬영에 참여하신 어르신은 모두 10분으로 강한 자외선 아래 검게 그을린 피부와
깊게 팬 주름 백발은 그분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치매나 허리가 굽은 분 없이 모두 곧은 허리를 유지하며 단단한 발걸음으로 걸어오시는
모습에 잠시 놀랐다. 평생 농사일을 해오신 분들이라면 허리가 굽거나 걸음이 불편할 법도 한데
묵묵히 견뎌온 세월 속에서도 건강과 활기를 잃지 않으신 모습에서 깊은 감탄과 존경이 일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소박한 생활습관을 이어오신 덕분일까, 어르신들은 여전히 건강하게 일상을
가꾸고 계셨다. 쉬는 날인데도 일부러 사진을 찍어주러 와준 것이 고맙다며 거듭 인사를 전하시는
모습에서는 오랜 세월 몸에 밴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느껴졌다. 작은 도움에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현하시는 그분들의 따뜻한 인성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모르게 밀려드는 그리움에 울컥하는
감정을 애써 억눌러야 했다.
삶의 이야기와 미소로 담아낸 특별한 순간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쁨이다." - 리오넬 메시아스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껏 파우더와 립스틱을 발라드리고, 드라이기로 머리도 손질해드렸다.
오랜만에 몸단장을 마치신 어르신들은 “정말 예쁘세요!”라는 말에 “내가 좀 젊어 보이나?”
하고 되물으시며,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부끄러워하시면서도 그 웃음에서 행복이 묻어났다.
우리들은 다정한 표정과 따뜻한 말 한마디로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해드리며, 정성껏 화장을 마쳤다.
단장을 마친 어르신들이 한 분 한 분 카메라 앞에 서셨다.
조금씩 물들어 가는 단풍나무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어르신들은 사진작가의 요청에 따라 조심스럽게
포즈를 취하며 오랜만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셨다.
마치 모델이 된 듯 곧게 서보시기도 하고, 쑥스러운 듯 고개를 살짝 숙이기도 하셨다.
사진작가가 “조금만 웃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미소를 띠려다 다시 입꼬리를 내리며 어색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그 모습마저 가을 햇살 속에서 따뜻하게 빛났다. 이 시간을 통해 어르신들은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며 기쁨을 느끼는 듯하셨다.
어르신들이 전해주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오늘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중요해졌다.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어르신들은 규칙적인 농사일과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며, 건강한 먹거리로 소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계셨다. 이렇게 어르신들이 보여준 장수의 비결은 꾸준한 신체 활동과 평온한 마음가짐 속에 있는 듯했다.
함께 한 모든 손길에 감사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이번 봉사가 기쁘고 보람 있는 시간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김향숙 회장님과 용천 3리 이장님,
그리고 여성 포럼 회원들의 따뜻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모두의 정성 어린 손길이 어르신들께 온기를 전해드린 이 소중한 시간이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사랑을 더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하루하루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나침반과 같다.
어르신들께서 보여주신 삶은 화려하지 않아도 건강과 평온함 속에서 자신의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때로는 단순한 생활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을 돌보고 주변을 위한 작은 나눔을 실천하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성공을 향한 경쟁보다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하루하루가 더 가치 있음을 느낀다.
삶의 여유와 의미를 찾기 위해 자신과 타인을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오늘의 작은 나눔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