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by 김성연

마치 머그컵에 한 방울도 모자라지 않게

딱 맞춰 물을 담은 듯

눈물이 고였다.


그는 가만히 서있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어디를 갈 수도 없어서

그냥 서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먼저 떠났나 보다.

그 말고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 사이로 숨어버렸다.


그의 길은 그녀가 정했다.

그녀가 그의 앞을 지나 뒤를 향해 갔으니 그는 앞으로 걸어가야 했다.

늘 나란히 걸었던 걸음이 찢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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