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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그랜빌 아일랜드

밴쿠버의 보물창고

by Mr 언터처블

오늘은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남쪽 페어뷰(Fairview) 지역과 연결된 아일랜드, 정확히는 반도에 가까운 이곳은 밴쿠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필수 코스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밴쿠버의 심장


그랜빌 아일랜드는 사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땅입니다. 밴쿠버의 산업화 시대, 20세기 초에는 공장과 제재소가 가득했던 산업지대였죠. 버려지다시피 했던 이 땅이 1970년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의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산업적인 흔적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지만, 이제는 밴쿠버의 문화와 미식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이곳이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에게 더 유명하다는 것은, 바로 이 특별한 분위기 때문일 겁니다. 밴쿠버 도심에서 씨버스를 타고 닿는 순간부터 여행자 특유의 설렘이 느껴지는 곳이니까요.


눈과 입이 즐거운 '파머스 마켓'의 축제


그랜빌 아일랜드의 심장은 단연 퍼블릭 마켓(Public Market, 파머스 마켓)입니다.


거대한 창고 같은 건물 안에 들어서는 순간, 신선함과 활기가 가득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미식의 향연: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알록달록한 신선한 과일, 갓 구운 도넛과 파이, 수제 육포, 싱싱한 해산물 등... 먹거리 천국입니다. 구경만으로도 즐겁지만, 달콤한 빵 냄새와 커피 향을 그냥 지나치긴 어렵죠.

크램차우더의 성지: 마켓에서 가장 긴 줄을 서는 곳은 단연 뜨끈한 크램차우더 가게입니다. 오븐에서 갓 구운 파이 껍질을 얹어 나오는 이 메뉴는 밴쿠버 바닷바람에 얼었던 몸을 녹여주는 완벽한 선택입니다.

여유로운 밴쿠버 즐기기: 근처에서 크램차우더나 피자, 도넛, 베이커리 등을 포장해 야외 부둣가 광장으로 나오세요. 눈앞에 펼쳐지는 폴스 크릭(False Creek)의 푸른 바다, 밴쿠버의 스카이라인, 오고 가는 씨버스, 정박된 요트들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밴쿠버의 여유입니다.


쇼핑과 액티비티, 또 다른 즐거움


마켓 주변의 건물들에는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수공예품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이나 독특한 예술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을 들여 구경해 볼 만합니다.


이색 해산물 체험: 아일랜드에는 동네 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정말 거대한 랍스터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 'The Lobster Man'도 있습니다. 수족관에 가득 찬 거대 랍스터를 구경하고 직접 골라 쪄서 부둣가에서 뜯어먹는 경험도 가능합니다. (물론, 예전에 큰맘 먹고 먹었던 랍스터가 기대했던 킹크랩이나 대게의 달콤함과 달라서 조금 실망했던 추억이 있지만요.) 부담스럽다면 옆 가게의 랍스터 샌드위치도 좋은 대안입니다.

거리 예술가: 작은 광장에서는 종종 거리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즉석에서 펼쳐지는 음악이나 퍼포먼스는 이 섬의 활기를 더합니다.


날씨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곳


날씨가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뷰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밴쿠버 특유의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에도 실내 파머스 마켓 구경과 따뜻한 크램차우더, 커피 한잔은 날씨의 아쉬움을 충분히 채워줄 만큼 넉넉한 즐거움을 줍니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입구부터 차가 막히고 주차장 찾기가 힘드니, 가을이 시작되는 성수기 이후에 방문하면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마켓 건물 안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지만요. 2~3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먹거리도 즐기고 이곳저곳 구경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혹시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을 가보셨다면, 그랜빌 아일랜드의 파머스 마켓은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밴쿠버만의 매력과 여유가 응축된 '밴쿠버의 보물창고'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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