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 밥값
책임감...Responsibility...
20대의 책임감이란 무엇일까?
2018년 3월 2일에 나는 처음으로 '개학'이 아닌 '개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입학하였다.
수강신청을 처음 해보고, 내가 짜 놓은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구조가 신선했다. 그 당시에 수강신청에 대한 '꿀팁'도 모르던 나의 목표는 오로지 '공강 만들기'였다. 그러나 처참히 실패하고 말았다...
요일 공강은 커녕 3시간 우주공강만 만들었다.... 그것도 삼일이나.. .덕분에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었다...?!
3월 2일,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들은 강의는 '글쓰기'였다.
글쓰기 수업은 내가 입학하기 전 면접을 봤던 건물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을 들어서자마자 더 떨리고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선생님'이 아닌 '교수님'의 수업을 처음 듣는다는 사실이 나를 설레게 하였다. 그러나 수업 후에는 생각이 많아졌다.
교수님께서 강의실로 들어오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이제 성인으로서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하고, 본인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얻었지만, 그에 따른 책임감 또한 있습니다." 나는 20살 때 들었던 그 '책임감'이라는 단어에 깊이 꽂혀, 무서움을 느꼈다. 그냥 넘길 수도 있었는데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자유'와 '책임감'은 해방감이 드는 좋은 단어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무서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학생이 된 나는 더이상 누군가가 짜준 계획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내 인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왔다.
개강 첫날,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학교가 어땠는지 부모님께 얘기할 때, 나는 마냥 설레는 마음을 전하기 보다는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이 생겼다고 느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대학 생활에 적응해버리면서, 책임감을 조금 벗어 던지고 동기들과 술 마시고, 시간을 보내며 다른 20대들과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글쓰기 수업에서 처음 느꼈던 책임감은 잊혀지고, 나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직장인이 된 나는 (여느 때와 같이) 퇴근 5분 전에 회식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약속을 취소하며 회사를 나갔다. 회식 자리에선 막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주시고, 인생 선배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경험이 부족한 나로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x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아마도?)
회식자리가 고조될 무렵, J전무님께서 '밥값'에 대해 말씀하셨다. 나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외에 가장 많이 들었던 용어가 '밥값'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사 초반, 신입사원으로서 점심값만 축내는 사람이 아닐까 고민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밥값'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밥값'으로 표현될 때, 나는 그 의미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급에 따라 책임감, 밥값이 다르다. 사원은 책임의 무게가 적고, 따라서 밥값도 적은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나니 나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성인이 된 이후, 풋풋한 대학생활을 기대하며 들어간 학교에서 첫 수업에서 듣게 된 '책임감', 그리고 취직한후 회사에서 듣게 '밥값'..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나는 마냥 설렐 수가 없었다. 들뜬 마음을 현실적인 말들로 가라앉히고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이렇게 긴장감이 있는 상태가 싫지만은 않다. 글쓰기 수업에서 느꼈던 두려움을 잊고, 학교 생활에 너무나도 적응해버려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산 것을 가끔 후회하곤 한다. 그래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듣게 된 '밥값'을 절대 잊지 않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신입사원의 책임감은 무엇일까?
그에 따른 밥값은 얼마면 될까?
나는 밥값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