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남자..

20대의 사랑 쉽지 않아요...10월의 남자는 누구일까?

by 보보

내겐 24살에 결혼한 친구가 있다. 그녀를 만나는 일이 쉽지 않기에, 나는 그녀를 만나기 전에 항상 이야기 보따리를 한 꾸러미 챙겨간다. 부부생활을 하는 친구는 나의 직장생활과 연애에 관심이 많아, 만날 때마다 있었던 일들을 모두 나누곤 한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그녀가 갑자기 '이달의 남자'라는 웹툰을 소개해주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웹을 추천받은 것은 달갑지 않았지만, 호기심이 생겨 웹툰을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직장인으로, 매달 새로운 남자를 만나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친구가 이 웹툰을 추천한 이유는 내가 매번 친구를 만날 때 다른 남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기분이 묘했다.

이달의 남자 | 카카오웹툰 (kakao.com)


나는 남자를 미친듯이 좋아하는 사람도, 여러 번의 만남과 이별을 겪었던 사람도 아니다. 직장인이 된 이후, 늘 회사와 집, 헬스장을 오가며 주말에는 평일에 못한 약속들을 몰아잡다 보니, 남자친구를 '못'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나를 안쓰러워했는지, 여기저기서 소개팅을 주선해주었다.


소개팅 후 애프터를 받는 확률은 꽤 높았다. 회사에서 다양한 연령층과 소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개팅하기에 최적화된 상태가 된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 이런 장점이 있다니...럭키비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가면을 쓴 채 리액션은 할 수 있었지만 이성적으로 느끼는 경우는 드물었다.


올해만 해도 손가락과 발가락도 모자랄 만큼 소개팅을 나갔고, 현재까지 소개받은 사람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올해 처음으로 마음을 열게 된 상대가 생겼다. 동갑내기인 그는 처음엔 너무 어리게 느껴졌고, 첫 만남에 영화 성대모사를 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적극적인 구애와 나와 비슷한 일을 한다는 등의 공통점이 많아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 그런데 인연이 쉽게 만들어질 리가 있나, 전날 10시간을 같이 놀다 다다음날 그의 사정으로 끝이 났다. (사정이 어찌됐건 쉽게 말해 팽당했다ㅋㅋ) "인연이 쉽게 만들어졌다면 이미 여러명 만났겠지."라는 이런 쿨한 생각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들었다.



요즘 내 친구들 중 반은 연애를 하고, 반은 하지 않는다. 연애를 하는 친구들은 연애를 이어가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하지 않는 친구들은 여전히 솔로인 경우가 많다.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자기의 짝을 찾기 위해 데이팅앱이나 동호회에 가입하는 부류와 자신의 솔로 라이프를 즐기며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부류로 나뉜다. 나는 이 둘을 벤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다면 교집합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는 적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솔로 라이프를 너무 즐기고 있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요즘 20대들이 연애를 '못'하는 이유, 아니 '안'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연애가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계발과 미래에 투자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둘째, 감정소모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세상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버겁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셋째, 연애 자체를 귀찮아 한다. 연애를 하다보면 상대에게 내 일기장보다도 더 자세하게 일상을 공유하게 되는데, 이를 피곤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이상형에 부합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이러한 사람이 꽤 많다.


이런 교집합들과 연애를 하지 않는 이들에게 팩폭을 날려보자면:

1. 친한 친구랑 노는 게 좋다 → 친한 사람이랑 놀때만 자신의 매력이 나오고, 심리적으로 편안하기 때문이다


2. 연애상담을 누구보다 잘한다 → 연애 상담계의 오은영박사다


3. 좋아해야 사귄다 →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나타나도 내가 안 좋아하면 시작할 수 없다


4. 이성과 어색하다 → 이성 앞에만 서면 얼음이 된다...(제가 땡해주러 갈게요ㅋㅋ)


5. 덕질을 하고 있다 → 사주를 봐도 연애운이 들어오는데, 이게 덕질운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6. 집 밖을 잘 안 나간다 → 안 나가니 사람을 자체를 만날 수 없는 것이다


7. 주말 일정이 꽉 차 있다 → 이래서 소개팅 날짜를 잡기가 조금 힘들긴 했다ㅋ


8. 소개팅보단 자만추다 → 누나 형아들 일단 누군든지 제발 만나!!!!!! 밖을 나가!!!! 청춘이 아까워!!!!


9. 연애보단 썸을 즐긴다 → 이것도 결국 지치는 날이 오니 그냥 연애해라

10. 본인이 여기에 해당되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나열해보니, 나는 해당하지 않는 것들이 많아 발전 가능성 있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10번을 보고 아님을 깨달았다. 현재 조금은 지쳐있지만 나는 이달의 남자 주인공처럼 그저 10월, 11월, 12월의 남자를 기다리며 이 팩폭을 하나씩 깨볼 것이다. 그러면 언젠간 나의 인연도 찾아오겠지...나의 10월 남자는 어디에??


마지막으로, 이달의 남자의 주인공인 도연이의 말을 빌려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찰나였든 비교적 긴 시간이였든지 간에 그 경험들이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물론 흩어져버릴 뻔한 경험과 감정들을 붙잡아 앉혀두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심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이 만남 또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으나, 연이 닿는다면 곁에 머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스쳐 지나가겠지."



P.S.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0대의 사랑이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수 이무진의 노래 '청춘만화'처럼, 누구나 거쳐가는 청춘이라는 시기는 화려하고 희망에 찬 미래를 그리면서도 공허함과, 불안함, 사랑이 공존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소용돌이치듯 오는 시기 속에서 우리는 가치관을 형성하고 배워가며 성장한다. 흘려 보낼 인연들은 연연하지 않고, 나에게 소중한 인연들은 간직하며 20대를 보내고 싶다.




청춘만화 가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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