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어디까지 아니?
베이킹에서 꼭 필요한 밀가루.
요즘에는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말고 다른 가루들을 이용한다기에 나도 귀리가루와 옥수숫가루를 구입해서 베이킹을 해봤다. 그리고 최종 제품에 대해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기대했지만 귀리가루와 옥수숫가루로 과자나 빵을 만들면 밀가루로 만드는 것과 달리 잘 부풀지 않았다. 특히 식빵을 만들 때 그랬는데 잘 부풀지 않을뿐더러 밀가루로 굽는 것과 동일한 시간을 구워도 잘 구워지지 않았다. 결국, 겉만 익고 속은 익지 않은 빵을 꾸역꾸역 먹었다. 이런 실패를 통해 생겨난 습관 하나는 오븐에서 꺼내서 젓가락으로 찔러보는 것이었는데 찔렀을 때 젓가락에 밀가루 반죽이 묻어 나오지 않는다면 다 익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이런 실패의 원인을 밀가루가 아닌 다른 가루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밀가루만으로 식빵을 만들었을 때, 발효도 잘 되었고 잘 구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내 의심이 틀렸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만족스러운 빵을 만들었을 때 내가 레시피를 잘 따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레시피를 보고 있지만 레시피 대로 잘 따라 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인 나)
이처럼 베이킹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주재료 밀가루!
밀가루에 대해 뒷조사를 해봤다.
밀가루는 당연하게 밀을 가루 내 만드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밀의 껍질인 외피와 안쪽의 배아를 제거한 배유부분을 갈아서 만든다. 밀가루는 주로 탄수화물(전분)과 단백질(글루텐)로 구성되어 있는데 밀가루 포장지에 쓰여있는 강력분(11~13%), 중력분 (9~10%) , 박력분(6%~8%)은 밀가루에 포함된 단백질의 양이 많은 순서에 따른 종류이다. 밀가루 속 글루텐은 수분과 만나 탄력을 갖게 되고 반죽을 치댈수록 탄력이 더 강해지는 특성을 갖는다. 과자를 만드는 영상에서 주걱으로 가루와 수분(계란, 우유 등을 너무 많이 섞지 말라고 이야기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처럼 글루텐이 가진 늘어나는 탄성과 끈적해지는 점성으로 빵의 구조와 뼈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내가 만들고자 하는 종류가 무엇인지에 따라 밀가루를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스트를 넣고 부풀어야 하는 제품이라면 글루텐 함량이 높아 잘 늘어나는 강력분을 이용해야겠지만 과자를 만들 경우에 글루텐이 많다면 반죽에 탄성이 생겨서 딱딱한 제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나뉘는 밀은 모두 동일한 밀일까? 그렇지 않다고 한다. 파종 시기에 따라 봄 밀은 경질 밀로 강력분을 만들고 겨울 밀은 연질 밀로 박력분을 만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나라에서는 '회분'에 따라 밀가루의 등급을 나눈다고 한다. 회분이란 밀가루를 태웠을 때 남는 재의 양이라고 하는데 밀가루를 고온에서 태우면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유기질은 타서 없어지지만 칼슘, 나트륨, 칼륨, 철, 인 등의 미네랄은 제가 되어 남는다. 이처럼 밀가루의 회분은 밀가루에 함유된 불연성(타지 않는) 광물질, 미네랄을 의미하고 이 회분의 양이 많을수록 등급이 낮고 양이 적으면 등급이 높다고 한다. 보통 밀기울과 배아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수록 회분이 남기 때문이 회분량이 높으면 미네랄 함량이 높고 도정이 덜 되어 거칠고 짙은 색상, 회분 함량이 낮으면 미네랄 함량이 낮고 도정이 많이 되어 곱고 백색에 가까운 색상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T+숫자 형태로 밀가루를 구분하는데 뒤에 나오는 숫자는 10kg의 밀가루를 태웠을 때 나오는 회분의 양을 나타낸다. (단백질의 양은 비슷비슷함)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등급이 높은 밀가루는 회분율이 낮으니 1등급 밀가루로 빵을 만들면 거친 느낌의 빵이 만들어진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그럼 귀리가루와 옥수숫가루의 전분과 글루텐 함량은 어느 정도인 건지? 포장지의 뒷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 건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취미가 있다는 것은 하나를 알게 되면 열이 궁금한 한참 호기심이 많을 시기라는 뜻인가 보다.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사람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관심이 없어지기 때문에 늙는 거라고 한다. 물론 나이 먹어서 기운이 없으니 세상에 관심이 없어지고 사는 게 재미가 없어진다고 이야기한다면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시도해 봤을 때 관심이 생긴다면 조금 더 알아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젊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원하는 사람만 절대 강요는 아니다. 인생은 언제나 스스로의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내가 늘 마음에 지니고 있는 것, 그것은 지방을 쓸 때 내 이름 앞에 "학생부군신위"라고 표현된다는 것이다. 즉, 사람은 죽을 때까지 학생으로 살아야 한다. 뭐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