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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빵이 Nov 15. 2023

저는 장거리 커플이 더 좋은데요?

서울 부산 장거리 2년차로써 말하자면

연애의 정석은 없다

    우리는 서울-부산 장거리 연애 2년차 커플이다. 원래는 부산에서 연애를 시작했지만, 내가 서울로 이직을 하게 되면서 장거리 커플이 되어버렸다.


    내가 장거리 연애중이라고 회사 동료들에게 말하면, 백이면 백 이렇게 말했다.


“ 와 .. 진짜 대단해요. 어떻게 장거리 연애인데 이렇게 오래 만났어요?“

“한달에 몇번이나 만나요?”


    나는 허허 웃으면서 항상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장거리 하고 더 사이가 좋은데요? 한달에 한번 만나요”


이제는 코레일 우등 고객이다

    사실 부산에서 연애 할때는 그렇게 안정적인 커플은 아니었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이 사람은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한 순간도 많았다. 그때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났지만, 서로 너무 일상에 젖어들어 연애다운 연애를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내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어쩔때는 내가 부산에, 어떤 날에는 남자친구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렇게 2년이 되었다.


그거 사이버 연애 아니에요?

    우리의 연애를 우숩게 표현하자면 사이버 연애일수도 있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전화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것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별것도 아닌 일을, 전화로 목소리만 들으면서 얘기하기때문에 오해를 사기 딱 좋을 때도 많았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잘 못들어서 다시 물어볼때,


“뭐?”


    이렇게 물어봤다. 조금 웃길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게 싫었다. 영어로 치면 “What?” 약간 시비조 같다고나 할까.


    얼굴 보고 이 말을 들었으면 그냥 그렇게 넘어갔을수도 있다. 근데 전화로 하다보니 이런것도 신경쓰였다. 어떤 표정을 짓고 이 말을 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이렇게 투닥투닥하는 시간이 계속 되다가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다. 모든 것들이 다 익숙해 진다고, 이젠 어떤 표정을 짓고 전화를 하는지, 어디에 누워서 전화를 하는지도 눈 앞에 선하다.


저는 장거리 연애가 더 좋은데요!


    사람들이 물어보면 나는 장거리 연애를 추천한다. 일상은 나에게 집중하고, 만나는 순간이 되면 그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들이 좋다. 장거리 연애가 아닐때는 일상과 연애가 분리되지 못해 이 사람까지 지겹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


    그렇지만 나에게 오지랖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게 무슨 연애에요! 영빵이님도 헤어지고 근처에 있는 사람 만나세요!”


    쳇! 나는 연애가 하고 싶은게 아니라! 이 사람이 좋은거라고 속으로 흥 하고 말아버린다.


    연애에 정석은 없다. 꼭 같은 지역에 있어야 커플인것도 아니고, 같은 나라에 살아야만 커플인것도 아니다. 다 각자의 연애를 하는 것이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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