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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빵이 Nov 17. 2023

같이 살아야 부부일까? 따로 살면 별거인걸까?

장거리 연애를 끝내고 장거리 결혼을 시작한다

장거리 연애는 종료, 장거리 결혼은 시작

    나는 이제 장거리 연애를 종료하고, 장거리 결혼생활을 시작해볼까 한다. 이전 글에서 적었지만, 나는 남자친구와 연애로는 3년차, 장거리 연애는 2년차 진행형이다. 

    

    결혼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할 때, 내 친언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너 그거 욕심이야. 
둘 중에 한명은 포기하고 같은 집에 살아야지.


    언니의 이론을 따르면 이렇다. 부부라함은 같이 살아야하고, 지지고 볶으며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공부를 더하든, 좋은 직장을 다니든 하기 위해서 떨어져지내는 것은 내 욕심, 그리고 남자친구의 욕심이라는 것이다. 둘 중 한 명이 다른 한쪽의 지역으로 가서, 같이 살아야 진정한 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세상에는 아마 훨씬 많은 기러기 아빠엄마, 주말 부부가 있을 것이다. 나는 속으로 열번은 넘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 말대로라면, 이 세상 주말 부부는 다 별거 생활이겠다. 참 나'




    나도 가끔은 언니의 말에 흔들릴 때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너무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했는데, 우리가 만나는 날이 되면 그 영화는 이제 영화관에 내려갈지도 모르겠을 때?

오늘 회사에서 너무 우울하고 힘든 일이 많아서 같이 맥주 한 잔을 하고 싶을 때?

 집에 혼자 들어와 불이 켜지지 않은 집에 들어가면서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을 때?



    그리고 남자친구의 형의 부부나, 우리 언니네 부부가 서로 투닥투닥거리면서,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볼 때, 나도 저렇게 퇴근 후에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우리 커플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근데 1년 356일 중에서 이러한 날들은 정말 찰나, 순간도 되지 않는다. 단순히 내 남자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위해, 다니고 싶지도 않은 직장을 매일 가고 싶지 않다는게 언니의 주장에 대한 나의 반박이다.


그러면 연애만 하지, 왜 결혼을 해?

    조금 웃기겠지만, 이 질문은 내 남자친구가 한 말이다


근데, 우리 사이에 결혼은 왜 필요한 걸까?


    이 질문을 듣고 바로 대답을 하려 입을 떼었다가,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생각해봤다. 나는 결혼을 하는게 장거리 결혼 생활을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은 아니여서 질문하는 건가? 대답을 잘해야겠네... 하면서 말이다.



    나는 내 지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자 여러분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시라. 


    우선 나는 장거리 결혼이 가지는 의미는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법적인 권리가 있다. 내가 심각하게 아프거나, 배우자가 너무나도 아파서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 나는 이제 그 사람에게 말그대로 보호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말그대로 "보.호.자" 말이다. 내가 그 사람을 돌볼 수 있고, 부양할 수 있다는 그런 법적인 권리 말이다.


   두번째로,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남자친구와의 이야기에서 들었던 예시로는, 우리가 연애인 상태에서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해보자. 우리 부모님과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 큰 성인들이 외박을 저렇게 서스럼 없이 한다니... 그러면 이제 동일한 상황을 부부로 바꿔보자. 부부가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는데 누가 무슨 말을 더하겠는가? 우리를 가족으로써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고 본다.


    남자친구야 어떠한 이유로 나와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들, 나는 이 2가지 이유만으로 충분히 결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나는 이 결혼 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포기하지 않고 하련다.

내가 생각하는 부부의 정의에는 꼭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정의는 없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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