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카카오미니C, 클로바 프렌즈, SK텔레콤 누구 캔들)
AI 스피커 붐입니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높아 IT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이기도 하고, 통신사, 가전 제조사, 인터넷 플랫폼 업체까지 모두 연관성이 있는 제품이라, 다양한 제품이 나오기 때문이죠.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SK텔레콤이 시장에 초기 진입해 빠르게 인지도를 쌓는 중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로는 단연 카카오입니다.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해 소비자 밀착형 서비스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며 막대한 규모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아시다시피 AI 스피커는 수많은 이용자 데이터가 있어야 빠르고 정확한 인식이 가능합니다. 이용자 데이터가 막강한 플랫폼 업체와 통신사가 유리한 이유죠. 오늘 리뷰 주인공이 바로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C’입니다.
음성 인식 기능도 중요하지만 AI 스피커는 결국 ‘스피커’입니다. 소리가 듣기 좋아야죠. 카카오는 이를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미국 소재의 음향 회사 굿헤르츠와 협력해 카카오미니C용 음질 개선 펌웨어를 선보였으며,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약속했습니다.
이쯤 되면 AI 스피커에 대한 카카오의 기대가 커 보입니다. 과연 또 다른 ‘라상무’가 될 수 있을까요? 리뷰 시작합니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는 SK텔레콤의 누구 캔들과 네이버의 클로바 프렌즈와의 비교 데이터도 보실 수 있습니다.
화이트 컬러에 상단에는 노란 동그라미, 왼편에는 카카오미니C 로고가 있습니다. 동그라미의 의미는 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새 유행에 맞는 미니멀한 패키지에 카카오의 상징인 옐로 컬러 조화가 보기 좋습니다.
구성품은 스피커, USB-C 타입 케이블, 어댑터, 매뉴얼입니다. 리뷰 제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스피커에 부착하는 피규어도 제품 구매 시 고르실 수 있습니다.
블랙 컬러에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모양으로 전형적인 스피커 모양입니다. 경쟁사의 모 제품이 캐릭터 디자인을 최대한 살린 느낌이라면, 카카오미니C는 스피커 본연의 느낌을 충실히 준 느낌입니다. 참고로 해당 제품은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버튼을 보죠.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크 ON/OFF 버튼, 볼륨 UP 버튼, 볼륨 DOWN 버튼, 기능 버튼 순입니다.
마이크 버튼을 짧게 눌러 마이크를 켜고 끌 수 있으며, 끄면 음성 인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능 버튼의 경우 짧게 누르면 “헤이, 카카오”라고 말하지 않아도 음성 인식 모드로 들어갑니다. 5초 이상 누르면 연결 준비 상태가 됩니다. 마이크 버튼과 기능 버튼을 동시에 5초 이상 누르면 공장 초기화가 됩니다.
버튼 바깥에는 일명 ‘라이트링’이 위치합니다. 기기 상태 확인 및 제어 시 상황을 알려줍니다.
하단을 보겠습니다. 연결 포트로는 USB-C 타입 포트와 포고핀이 있습니다. USB-C 타입은 일반적인 연결에 쓰이며, 동봉된 어댑터와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하면 됩니다.
포고핀은 별매인 포터블 팩 연결용입니다. 하단에 움푹 패인 부분에 포터블 팩의 배터리가 위치합니다. 참고로 포터블 팩을 연결하면 스펙상 9시간 대기, 4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격은 25,000원입니다
AUX 포트에서는 스테레오 케이블을 연결해 소리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미니C를 부르려면 “헤이, 카카오”라고 부르면 됩니다. 무려 동봉된 설명서 중에 부를 때의 예시를 정리해 놨습니다. 음악부터 영화 정보까지 나름 알찹니다.
그러면 “헤이, 카카오”를 외치기 전에 준비를 해야겠죠?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Heykakao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됩니다. 당연히(!) 회원 가입을 해야 하지만 카카오톡 회원이라면 거추장스러운 인증 없이 바로 진행이 가능합니다. 인증은 상당히 간단하므로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카카오미니C는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6가지 음향 효과(EQ)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 11월 15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헤이 카카오 이용자들에게 해당 소식을 알렸다고 합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음성 인식률과 디자인에 더해 음질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참고로 음향 효과는 최신 펌웨어에서 작동합니다. 최신 버전으로 펌웨어 업데이트 하시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6가지 음향 효과에 대한 설명입니다. 물론 음성 명령으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① 기본 음향 모드: 기본 모드로 모든 음악이 무리없이 재생되도록 설정됩니다. 다른 음향 모드 설정 중에 기본
으로 설정하려면 “헤이, 카카오, 음향 모드 해제해 줘”라고 하면 됩니다.
② 중저음 모드: 힙합이나 록 등에 특화된 EQ로 200~300Hz 대역이 강조된다고 합니다.
③ 배경음악 모드: 공부나 다른 작업에 ‘적당한 소음’이 필요한 경우 선택하면 됩니다. 음악의 존재감을 줄여줘
배경음처럼 만들어 줍니다. 음악을 듣거나 카페에서 적절한 소음이 있어야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의견에서 아
이디어가 출발했다고 하네요.
④ 팝 공연장 모드: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요. 전체적으로 공명이 강하게 개입하면서 현
장감을 높입니다. 조용히 음악을 듣기보다, 사람들이 모여 흥겨운 분위기가 필요할 때 사용하기 좋아 보입
니다.
⑤ 클래식 공연장 모드: 팝 공연장 모드와 같이 공명이 있지만, 말 그대로 클래식 공연장에 온 듯한 미세하고 섬
세한 울림을 담았다고 합니다.
⑥ 레트로 모드: 약간의 노이즈가 들어가 옛날 라디오를 듣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팝 공연장 모드처
럼 재미의 요소가 강합니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 측정의 경우 측정 장비 출력을 블루투스로 세팅하지만, AI 스피커의 경우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 경우 측정 장비와 직접 페어링하지 못하므로, 스마트폰과 페어링해 스마트폰에서 측정 소스를 보내야 합니다.
클로바 프렌즈와 누구 캔들이 이에 해당하며, 카카오미니C는 측정 장비와 페어링이 가능하지만 타 제품과 동일한 방법으로 테스트했습니다.
측정에 사용한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노트10+입니다. 노트10+는 미디어 출력 레벨이 15단계인데, 15레벨부터 3단계씩 낮춰 테스트했습니다. 또한 바닥판을 사용해 바닥 반사음과 함께 측정했습니다.
카카오미니C가 굿헤르츠와 협업을 통해 스피커 성능을 강화하기 전과 후의 비교 데이터입니다.
지난 5월 카카오는 미국 음향 회사인 굿헤르츠의 실시간 음질 개선 기술을 기본으로 카카오미니C의 음성과 음폭을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기술 제휴는 향후 카카오 AI 스피커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라 하네요.
성능 강화 전에는 저음이 강조되고, 중고음에 딥이 있어 보컬도 조금 답답하게 들리는 특성이었는데, 굿헤르츠 튜닝을 거치고 나서 플랫 사운드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굿헤드츠의 사운드 알고리즘은 음향 볼륨과 주변 환경에 따라 스피커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실시간 적응형으로 작동하여 내구성을 늘려준다고 합니다.
3사 스피커 모두 360도 방사되는 특성의 스피커입니다. 4면을 측정하여 평균화 작업을 하기 전에, 각 제품의 레벨이 다르므로, 기준 레벨을 만들어 4면 평균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먼저 카카오미니C의 4면 평균화 작업을 위한 레벨 테스트 결과입니다. 볼륨에 따라 저음이 감소되는 패턴입니다. 9레벨의 경우 거의 100Hz까지 평탄합니다. 9레벨에서 약 70dB정도이므로 이 레벨에서 4면 평균화 작업을 합니다.
누구 캔들이 최대 볼륨은 큰 편입니다. 하지만 최대 레벨에 저역대가 없죠? 최대 레벨에서 저역대가 없는 이유는 해당 대역 THD가 높아 장비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제외하고는 볼륨에 따른 밸런스는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6레벨에서 약 70dB 정도이므로 이 레벨에서 4면 평균화 작업을 합니다.
최대 레벨만 저음 대역폭이 줄어들며 그 외에서는 동일한 밸런스를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볼륨 변화폭이 큽니다. 12레벨에서 약 70dB 정도이므로 이 레벨에서 4면 평균화 작업을 합니다.
3사 스피커 모두 360도 방사되는 특성의 스피커입니다. 스피커 정면을 기준으로 90도 간격으로 전후좌우 4면을 측정해 각 면의 특성도 검토해 보고, 4면을 평균화하여 기준 특성을 잡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9레벨에서 4면을 측정한 데이터와 평균값입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특성을 보이며 한 방향에 중고음이 빠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100Hz 이상부터 15kHz까지 대체적으로 플랫한 특성을 보여줍니다.
6레벨에서 4면을 측정한 데이터와 평균값입니다. 4면 데이터는 대체적으로 균일한 특성입니다. 다만 2~3kHz가 살짝 강조되어 있고, 7kHz이상 고음이 많이 부족합니다. 음성이 강조된 특성입니다.
12레벨에서 4면을 측정한 데이터와 평균값입니다. 4면 분포가 조금 넓은 편입니다. 8kHz 딥이 있고, 치찰음 대역인 5~6kHz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인 대역폭은 좋은 편입니다.
4면 평균값을 통한 제품 간 주파수 특성 비교입니다.
카카오미니C는 작은 크기에도 출력이 뒤지지 않습니다. 또한 밸런스와 대역폭도 안정적입니다.
누구 캔들의 경우 보이스 대역을 강조한 패턴에 가까운 모습이며, 클로바 프렌즈는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지만 치찰음 대역인 6kHz대의 강조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THD 비교입니다. 카카오미니C는 12레벨, 누구는 9레벨, 클로바 프렌즈는 12레벨 기준입니다. 카카오미니C의 경우 50Hz부터 측정됐습니다. 8~9kHz대에서 약간 불안정한 모습을 제외하고는 무난한 수치입니다.
정가 59,000원
카카오는 AI 스피커에서 음질에 제품 특징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전형적인 디자인에 블랙 컬러를 채택한 것도 ‘본격 스피커’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 한 느낌이 듭니다. 외부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음질 향상’ 및 6가지 음향 효과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두 업데이트는 새로운 제품에 적용하지 않고 ‘업데이트’ 형식으로 제공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을 일입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카카오미니C는 국내 경쟁 제품과의 비교 측정에서도,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도 밀리지 않는 오디오 성능을 보였습니다. 카카오미니C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의 선발 주자라는 장점에 ‘사운드’의 장점을 얹은 제품으로 소리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 있는 대안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