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뷰는 LG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8 ThinQ(이하 G8)에 대한 소개와 ‘DAP’로 활용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으로 꾸며집니다.
G8의 성능은 뉴스나 여타 프리뷰를 통해 잘 알려졌습니다. DAC의 경우 G7, V40에 이어 ESS Sabre ES9218 칩셋을 채택했으며, 이번에도 메리디안 튜닝을 거쳤습니다. 어찌 보면 ‘전화가 되는 DAP’죠. 이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으로는 타이달과 벅스, 카프리치오가 있습니다.
타이달은 24비트 고음질 압축 음원인 MQA 스트리밍이 가능해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벅스 역시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지요. 카프리치오는 강력한 EQ 설정 및 공유 기능으로 ‘귀맛’을 돋우는 데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LG전자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G8의 스펙 요약입니다. CPU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 SM8150으로 퀄컴의 2019년 플래그십 모바일 AP입니다. 메모리는 6GB LPDDR4X SDRAM, 내장 스토리지는 128GB로 마이크로SD 카드는 최대 2TB까지 지원됩니다.
디스플레이는 6.1인치(3,120×1,440) OLED,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파이(9.0)입니다.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스펙입니다.
G8이 내세우는 강점은 눈과 귀, 즉 카메라와 음질입니다. 먼저 후면 카메라의 경우 트리플 렌즈 구성입니다(1,200만 화소 표준 카메라/1,600만 화소 광각 카메라/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카툭튀’가 없어진 대신 두께는 약 0.5mm 늘어났습니다. 카메라 품질 평가기관인 VCX 포럼 평가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일단은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모두 잡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면 카메라의 경우 TOF(비행 시간 거리 측정) 센서가 들어간 점이 특징입니다. 피사체로 보낸 광원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하는 센서인데, 카메라와 결합하면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LG는 이를 ‘Z 카메라’라고 부릅니다.
LG는 이를 바탕으로 손바닥 정맥을 통한 언락 기능(핸드 아이디), 허공의 제스처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조작(에어 모션)을 구현했습니다. 다만 튜토리얼을 봐도 어느 정도에서 제스처를 해야 하는지 감을 잡는 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인식률 역시 아직까지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재미있지만 아직 친절하지 않은 기능’입니다.
눈에서 귀로 가보죠. 디스플레이에서 소리를 내는 ‘CSO(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 Crystal Sound OLED)’ 기능입니다. 화면에서 직접 소리를 낼 수 있으니 상단 수화기 구멍이 없어 디자인상으로도 깔끔합니다. 박력 있는 소리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울려줍니다.
DAC는 G7, V40에 탑재됐던 ESS Sabre ES9218 칩셋이 장착됩니다. 부족함 없는, 아니 스마트폰으로는 넘치는 스펙입니다.
과거엔 mp3 같은 낮은 비트율의 음원을 스트리밍했지만,
이제 타이달, 디저, 코버즈와 같은 서비스에서 FLAC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를 구매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하이파이 스트리밍 음원에 대한 수요는 당연히 증가할 것입니다.
-제프 마틴(뱅 앤 올룹슨 톤마이스터)
동의하시나요? 이제1인 가구의 증가와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남을 방해하지 않고 고음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타이달은 이러한 변화에 들어맞는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타이달 측은 "24만 시간 분량의 뮤직비디오와 5800만곡의 음원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쉽게도 타이달은 아직 한국 내 정식 서비스를 하지 않습니다.
타이달이 서비스하는 음원에는 4단계가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실행 후 하단 오른쪽 My Collection을 누릅니다. 그 후 오른쪽 상단 톱니바퀴 버튼을 누르면 Settings 창이 뜹니다. 여기서 Quality 항목에서 Streaming/Download 음질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Master가 가장 높은 등급입니다. 메리디언의 창립자이자 CEO인 밥 스튜어트가 파트너인 피터 크레이븐과 함께 개발한 그 MQA 포맷입니다. MQA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습니다.
팝송을 좋아한다면 타이달을 한 달 정도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직 MQA 음원이 적지만, HiFi 음원으로도 만족스러운 고음질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문득 우리나라의 고음질 음원 제공 서비스였던 그루버스의 서비스 종료가 아쉬워지네요.
MQA는 16~32비트/44.1~384kHz에 이르는 고음질 음원을 16비트/48kHz 수준 데이터로 압축한 무손실 포맷입니다. 위의 그래프와 같이 24kHz 이상의 대역을 24kHz 이하 빈 공간에 두 번 ‘접어’ 압축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DAC가 MQA를 지원한다면(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디코더 채용) 96kHz 수준의 음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G8은 MQA 포맷을 지원합니다.
타이달은 분명 매력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가 안 된다는 점과 K-pop을 거의 들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물론 BTS는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K-pop을 타이달처럼 들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을까요? 우리에겐 벅스가 있습니다. 고음질 스트리밍의 경우 ‘Premium 듣기’ 상품을 구매하면 됩니다. 자동결제 및 30일 이용 모두 1만 2,000원입니다.
상품 가입 후, 벅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검색해 재생하면 화면 하단 왼쪽에서 스트리밍 음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셀룰러/와이파이 환경에 따라 스트리밍 음질을 따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비트(Bit)와 샘플링레이트(Sampling rate)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주로 듣는 몇 가지 음원을 청취했습니다. 사용한 리시버는 B&O A8, 베이어다이나믹 셀렌토/아미론 홈, 소니 IER-Z1R입니다. 각 음원별로 조합이 좋았던 리시버를 중심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작 ‘라 비앙 로즈’보다 그루브함이 빠지고 편성의 변환이 빠른 곡입니다. “넌 나의 비올레타” 킬링 파트 후 악기 편성이 늘어나면서 훅이 연속으로 들어오는 식이죠. 곡의 전통적인 스토리텔링보다 훅에 방점을 찍습니다.
A8의 경우 저음역대가 상당히 빠지는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베이스를 늘린다기보다 단단하게 살을 붙이는 스타일이죠. 오히려 이런 점이 ‘비올레타’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시티 팝 계열의 곡입니다. 시티 팝은 일본에서 파생된, 시부야 계열의 선조격인 장르죠(지극히 일본스러운 네이밍입니다). 전체적으로 나른한 보컬에 여유로운 템포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게 특징입니다.
이 곡의 경우 셀렌토의 손을 들어줍니다. 셀렌토는 소리의 선이 명확하고 전 음역대에서 반응이 빠른 이어폰이죠. 곡과 상충되는 듯하지만 나른함에 적절한 해상도와 텐션을 더해주는 조합입니다.
특유의 호소력이 느껴지지만 끈적임 없는 보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뒷맛이 깔끔한 그루브함’이랄까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찬찬히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곡은 아미론 홈 조합이 좋네요. 아미론 홈은 전체적으로 편안한 소리에 고음이 명료하게 떨어지는 헤드폰입니다. 이 곡은 보컬이 음역대가 넓고 성량이 좋아 그 조합이 돋보입니다. 그루브한 진행에서 저음역대의 반응이 특히 좋습니다.
Z1R의 경우 어느 음원에서도 기복 없는 재생력을 보였습니다. 이어폰으로서 최상의 공간감을 보입니다. 노래를 힘 있게 쫙 펼친 다음 각 요소를 알파고 바둑 두듯 배치해요. 음악 군데군데 빈틈을 드라마틱한 케미로 만회하기보다는 변수 없이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인다는 느낌입니다.
카프리치오의 특징은 사용자가 EQ를 상세히 세팅함과 동시에, 다른 유저들이 만든 EQ를 골라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EQ판 위키피디아죠.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이 있으며, 유료 버전(1,100원)의 경우 하단 광고가 없습니다.
카프리치오 사용은 쉽습니다. ‘음원 탐색기’에서 음원을 불러와 재생하면 되며, ‘음향효과’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음향효과 사용이 가능하고, ‘음향효과 공유’를 통해 다른 사용자가 업로드한 EQ 자료를 보고 다운받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익숙한 분들의 자료가 많이 보이죠? 여기저기서 열심히 활약하는 영디비 유저분들! 존경스럽습니다.
출퇴근 시간이든, 자기 직전이든, 사무실에서 짬이 날 때든 G8은 평소보다 ‘더 풍부한 소리, 더 넓은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앞에서 말한 3가지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집에 와서 ‘그동안 안 들었던 노래를 더 들어볼까’ 싶어 리핑했던 음원들을 뒤졌을 정도니까요.
쭉 사용하면서 ‘G8은 전화도 되는 DAP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신다면 조금 더 간편하게 고음질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옷차림이 더욱 가벼워질 여름이 다가옵니다. G8로 좀 더 가볍고 시원하게 하이파이를 즐기는 3가지 방법, 한번 실천해봄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