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을 위해 삶을 다시 생각하다
죽을 때 후회하는 것 중 하나,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가. 사회에 남길 만한 의미있는 활동을 했는가.
30년 전 그 말을 들으며, 한 청년은 거꾸로 살아보기로 했다. 의미있는 활동을 먼저 해보자고.
그래서 인생의 황금기를 사회의 어떤 것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에 투신하면서 거의 자원봉사활동과 시민단체 활동가로 보냈다. 대학생 때 구로공단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키르기즈스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그 후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48세가 되기까지. 나보다 타인, 사회를 우선시 한 적이 참 많았다. 습관이 되어서 나를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의 나. 이대로 계속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정직하게 질문하며 Re:Set을 해보기로 했다.
나를 있게 했던 책, 생각 정리
생각 정리의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책. 분신과 같았던 책을 정리하는 것도 그 중 일부이다. 젊을 때 나의 꿈은 패션 디자이너 라거펠트처럼 책 속에 묻혀 성장하는 것이었다. 가능하면 나만의 공간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동화책 [도서관]처럼 살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엄마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 유산으로 남겨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마지막 1호 목록인 그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근본주의 배경의 신앙을 돌아보기 위해서.
언제나 신 앞에 최선을 꿈꾸었다. 신 앞에 부끄러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순간 순간의 선택을 기도하면서 신의 부름이라 여기며 의미를 부여하고 열정을 쏟았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살아있으나 죽어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살아있는 사람'인가?
프란시스 쉐퍼와 윤종석씨가 번역한 기독교 책들, 나는 번역가 윤종석씨를 신뢰했다. 그가 번역한 책들이 내게 참 좋았다. 작가가 맘에 들면, 작가가 쓴 책을 시리즈로 계속 읽었다. 벤 카슨, 헨리 나우엔, 미우라 아야꼬, 고든 맥도날드, 릭워렌, 캔 가이어, 빌하이벨스, C.S. 루이스, 제임스 돕슨, 에릭 리들... 성경 이해를 돕는 책들...
리더십과 자기계발서는 가지고 있기로 했지만, 그 외의 책들은 보내기로 했다.
인생의 고민거리가 올 때마다 책 속에서 답을 구하며, 가장 돈 들지 않는 확실한 즐거움이라 여기며 살아왔는데... 이제 인생 후반전을 고민하면서 Re:Set 한다.
나는 내게 말하고 싶다.
"Enough! 그만하면 됐어! 이젠 네 하고픈 대로 살아!
곧 네가 죽게 된다고 생각해봐. 사회를 위해 더 일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할까?"
오우, 아니!
그럼 뭘 후회할까?
좀 더 재밌게 삶을 즐기지 못한 거.
배꼽 빠지게 웃으면서 살지 못한 거.
나를 위해 좀 더 신나게 살지 못한 거.
그래. 맞다. 이제 나 자신에게 좀 더 많은 행복을 주고 싶다.
그래. 그럼, 이번에는 그렇게 한 번 가보는거야!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 시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겁니다.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먼먼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