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사업, 어떻게 할까

by 조이스랑

마을공동체 사업, 어떻게 할까

마을 사업에도 종류가 있다. 제대로 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마을 사업에 뛰어들지 말고 전략적으로 해야 고생을 적게 한다. 철저하게 주민 요구조사를 바탕으로 마을 사람이 원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 소수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소수가 의견을 내더라도 핵심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마을에서 하고 싶은 거 뭐든지 말하세요”라고 질문하면 아무거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까지 모두 말할 것이다. 그냥 나는 별로 하고 싶지도 않고, 참여할 생각이 없는데, 다른 사람이 말하니 있으면 좋겠다. 그냥 던져보는 말도 할 것이다. 개인이 하고 싶은 것과 마을에서 하고 싶은 것을 구분해서 생각하도록 질문 하자.


“우리 마을에 꼭 필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이유도 같이 얘기해 주세요.” 조금만 바꿔도 개인 차원이 아닌 공동체 차원의 사업을 구상할 수 있다. 우리 마을에 꼭 필요한 것 중 다시 범위를 좁혀 간다. “우리 마을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할 수 없는 일인데, 필요하다고 무턱대고 시작하면 어렵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하자. 특히 자원봉사자가 있어야 가능한 사업의 경우, 핵심 구성원이 충분히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꼭 우리가 아니더라도 마을 사람 중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면 어떻게 되든 모집이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면 곤란하다. 봉사는 봉사이기 때문에 약속 이행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어렵다. 당일 얼마든지 펑크 날 수 있다. 핵심 구성원도 회의 때는 차마 미안한 마음에 자신은 봉사자로 참여하지 못한다는 말을 못 할 수도 있다. 현장에 당일 나타나지 않는 사람까지 고려해서,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는 봉사자를 여유 있게 배치해야 한다. 일손이 부족해지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마음이 멀어지면 다음 행사를 기피하게 되고, 사람을 잃어버릴 수 있다.


마을공동체 행사, 마을 축제

대표적인 마을공동체 사업에는 행사가 있다. 마을 축제이다. 마을 축제 때 음식이 있으면 좋겠는데, 업체를 부를까? 직접 음식을 만들까? 업체를 부르면 업체가 모든 것을 책임지니까 우리 마을 사람들은 할 일이 없다. 마을 사람들은 각자 알아서 돈을 주고 사 먹으면 된다. 가장 쉽고 일거리도 없다. 업체 비용은 보조금 사업비로! 그러면 더 쉽다.

부스 운영도 비슷한 방식으로 업체(유료 강사)가! 그러면 더더욱 쉽다. 마을 사람들은 단순 수혜자가 된다. 쉽게 낼 수 있는 실적이다. 아파트라면 관리소 직원들이 유급 직원이니까 업체를 대신해 모든 일을 할 수도 있다. 이런 행사를 매년 치르면 마을공동체 의식이 생길까?

공동체 의식과 주민의 행복감, 만족도가 항상 비례할 수는 없다.


좋다! 이번에는 마을 사람 전체는 아니어도, 마을 위원회 같은 일부 사람들이 봉사하는 쪽으로 축제를 치러보자. 업체에서 바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전처리가 다 된 DIY 식재료만 구입하고, 행사 당일 조리는 마을에서 봉사자가 한다면? 마을은 행사를 위해 최소한의 운영을 책임지면 된다. 반제품 식재료 구매, 조리, 수익 모두 마을공동체가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행사 당일 봉사자는 적고 단순 수혜자만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위원회의 일감이 늘어날 것이다. 행사는 처음이라 봉사자가 적을 것을 예측하지 못한 위원회가 “모든 활동을 봉사자로 구성해서 진행하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낸다. ‘나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겠지. 내가 아니어도 다른 지원자가 많을 거야. 돈 들어가는 것보다 좋잖아?’ 봉사할 것처럼 액션은 취했는데, 실제로 봉사자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많게 되면? 소수가 총대를 메고 일할 것이다. 소수가 묵묵히 일하면 좋겠지만 내 경험상 그렇지는 못했다. 작은 마을이라 소수만 일하게 되면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끝나고 나서도 시끄러워질 수 있다.


“누구는 봉사하고, 누구만 고생하고, 누구는 실적만 가져가고, 다시는 안 할 거야. 나 이제 위원회 안 해.”

“다른 사람은 저기서 구경하고 즐기는데 내가 왜 부엌데기가 되어야 해? 아니, 우리만 왜 부엌데기야?”

아이를 돌봐야 하는 30대 40대 마음은 다 비슷하다. 아이랑 같이 여러 부스를 돌면서 행사를 즐기고 싶지, 아이는 알아서 다니라 하고, 자신은 봉사만 하면서 부스를 지키고 싶지는 않다.

뒷말이 무성해진다. 누가 흩어진 마음을 모아줄 수 있을까. 상처 난 사람을 보듬을 계획은 세웠는가. 다 같이 먹고 끝나는 회식 뒤풀이 말고,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대로 된 평가 뒤풀이 말이다. 전적으로 마을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뒷정리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스를 운영을 할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 참가 인원수는 물론 활동 소요시간까지 계산하고, 잘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까지 생각해야 한다. 경험 있는 두 명이 운영하는 것과 경험 없는 다섯 명이 운영하는 경우, 어느 팀이 나을까. 봉사자를 위한 식대 기준은 몇 시간인가, 유료 봉사라면 식대는 지급해야 하는가. 생각할 것이 많다. 아무리 한 시간 봉사이더라도 그 시간이 점심시간이라면 밥을 안주는 게 섭섭할 수 있다. 자신의 봉사 시간이 아주 짧다는 것을 알지만, 마을공동체라면서 같이 나눠먹지도 않나? 속으로 섭섭할 수 있다. 또 열 사람이 모이면 열 사람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으니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말을 만들 수도 있다. 이래 저래 섭섭해진 봉사자를 어떻게 다음 봉사활동에 초청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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