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스랑 Oct 22. 2023

포기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


성악 콩쿨은 본선에서 망했다. 합창때문에 레슨 선생과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결국 곡 체크 한 번 하지 못했다. 목감기까지 걸린데다 합창대회 출전곡 맹연습에 정작 개인적인 일은 전혀 챙기지 못했던 거다. 반주자와 한 번을 맞춰 보지 못했다. 포기하는 것보다 더 나쁜 건 아예 아무 시도도 안 하는 거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본선 콩쿨에 갔다. 예상대로 망했다. 대부분 개인 반주자와 마지막까지 곡 체크를 한다. 나는 단 5분, 그 시간마저 한 번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다. 그녀는 내 사인을 받기도 전에 반주를 시작해버렸고, 템포를 당겨달라고 했는데, 템포가 너무 느렸다. 어처구니 없는 하루, 기운이 쪽 빠지고 있던 바로 그 때, 


학우님, 안녕하세요? 희곡/시나리오 부문 가작 수상을 알려드립니다. 이 부문에선 당선작 없이 가작만 선정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문자가 왔다. 나에게. 처음으로 쓴 희곡이었는데, 가작이란다. 갑자기 엔돌핀이 막 솟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노래보다 글이 더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포기하지 말고 마음껏 열심히 가보자고 한다. 

이전 29화 갱년기의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