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snow country

by 조이스랑

도서 설국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일본 노벨문학수상작가

출판사 민음사/유숙자

출판연도 2018

독서기간 2025.1.13.(세 번째 읽음, 158쪽)

장르 소설

나의 별점 ****

첫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애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7


마지막 문장

정신없이 울부짖는 고마코에게 다가가려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로부터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152


나의 최고 문장

전혀 헛수고라고 시마무라가 왠지 한번 더 목소리에 힘을 주려는 순간, 눈이 울릴 듯한 고요가 몸에 스며들어 그만 여자에게 매혹당하고 말핬다. 그녀에겐 결코 헛수고일 리가 없다는 것을 그가 알면서도 아예 헛수고라고 못박아 버리자, 뭔가 그녀의 존재가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외국 서적의 사진이나 글에 의지해서 서양무용을 희미하게 몽상하는 것도 이런 게 아닐까 하고 시마무라는 생각했다. 38

그러나 요코가 이 집에 있다고 생각하니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부르기가 왠지 꺼려졌다.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 양 생각하는 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살아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 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와졌다. 이러한 모습을 무심히 꿰뚫어 보는, 빛을 닮은 눈이 요코에게 있을 것 같아, 시마무라는 이 여자에게도 마음이 끌렸다. 110


주인공에게 한마디

시마무라. 에치코 유자와에서 머물렀던 3년 동안 고마코와 요코를 만난 이야기가 <설국>의 시마무라로 탄생했다는 걸 알았다. 작가는 죽었지만 시마무라는 살아서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에치코 유자와에 간다. 갈라 유자와는 여전히 캄캄한 시미즈 터널을 뚫고 나온 이들에게 눈의 나라를 선물한다. 스키장에는 도쿄에서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이들의 유원지이다. 헛수고는 아니었다. 생명은 이어지고 또 다른 사람들은 후대에게 전해진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웃는다.


작가에게 한마디

"내 소설의 대부분은 여행지에서 쓰였다. 내게 창작을 위한 힌트를 줄 뿐만 아니라, 통일된 기분을 선사해 준다. 여관방에 앉아 있으면 모든 걸 잊을 수 있어 공상에도 신선한 힘이 솟는다. 혼자만의 여행은 모든 점에서 내 창작의 집이다. "

이즈반도. 젊었을 때 이곳에서 힐링 여행을 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30년만에 다시 가본 도쿄. 치바 바다 생각이 많이 났지요. 저한텐 그곳이 힐링 스팟이었으니까요. 이번 여행에선 당신이 갔던 에치코 유자와, 가마쿠라, 이즈반도에 갔습니다. 바다와 저녁 노을에서 위로받았어요. 조금은 힘을 얻고 돌아왔어요.


느낌

2년 전 처음 <설국>을 읽었을 때였다. 자기계발서만 읽던 내가 내 인생에 없던 소설을 막 읽기 시작한 때였다. 시마무라, 고마코, 요코, 모두 이해가 안 되었다. 그땐 서양인들의 자포니즘 때문에 노벨상을 받지 않았을까 봐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일본의 신화, 성 문화를 조금 알아야 했다. <설국>을 세 번째 읽었을 땐, 그가 품었던 마음, 아름다운 헛수고라 부른, 그 마음을 인간적으로 이해한 것은 내 나이 탓일까. 복잡한 도쿄 시내는 더 이상 매력이 없었다. 기차를 타고 <이즈의 무희>를 썼던 이즈 반도, 가와즈, 가마쿠라. 에치코 유자와에 다녀왔다. 가마쿠라 해변에서 후지산과 바다 건너편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보았다. 도쿄 모노레일에서도 요꼬하마 바다에서도 황혼 무렵 물드는 아름다운 석양에 시선이 갔다. 기차를 타고 에치코 유자와에서 산 너머로 떨어지는 석양을 볼 수 있었다면 요코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줄 서평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헛수고라 부르는 일이 누군가에겐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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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라



#가마쿠라 #설국 #가와바타야스나리 #이즈반도 #이즈의무희 #에치코유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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