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응원단 젠지독서캠프는 활기가 넘쳤다. 모두들 SNS 고수 같았다. 에너지의 고수 같았다.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었다. 스파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수다를 떨었다.
동네 목욕탕은 물론 찜질방도 안 가는 내가 대체 몇십 년 만에 남들 앞에서 벌거벗었나 싶다.
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서관은 생각을 드러내는 스파였다. 책 제목만 훑어 어떤 글이 자신의 마음을 울렸는지 몇 분밖에 얘기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친밀해졌다. 말하는 사람마다 궁금하고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활기가 넘치는 이 사람들 중 한 명은 이제 진짜 내 지인이 될 것이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거야.'
기회를 가볍게 생각했던 젊은 날 다음으로 미뤄 눈앞에서 놓쳤던 것들을
그녀는 해냈다. 아프리카 여행, 시베리아 횡단열차, 히말라야 등산...
그와 아프리카에 가면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아 포기했고,
선생님, 여긴 한국이 아니에요. 삼등석칸이라고요. 덥고 냄새나고 힘들어서 몇 날 며칠 못 견딜 거예요.
방학 동안 흑해로 돈 벌러 간다는 학생을 따라 나도 가겠다 했을 때, 제자가 만류해 포기했고,
악자 붙은 산도 못 가는 것이 무슨 히말라야.... 지레 겁먹어 포기했다.
젊음이 주었던 그것들을 잡을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았고 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다.
나는 더 이상 그것들을 꿈꾸지 않는다.
지금 나의 꿈 너머 꿈은 아프리카, 시베리아, 히말라야처럼 멀리 있다.
더 멀고 더 높고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한다. 아주 닿을 수 없을 것처럼.
누군가의 단념은
마이클 호페의 Renouncement (단념)으로 승화하여 위로가 되었고,
피아노 선율을 따라 울던 나는 기도했다.
내가 결코 포기하지 않기를.
오늘 한 걸음 내일 한 걸음
누군가 밀어주는 손끝의 응원을 들으며
꿈을 향해 걸어갈 힘을 얻는다.
언젠가 내가 아이에게 했던 말,
읽을 수 있다면 배울 수 있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야.
같은 말을 내게 한다.
읽을 수 있다면 쓸 수 있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z64HJS2khcA
경기도평생독서응원단이 주관한 5월의 독서캠프는 깊은산속옹달샘에서 진행되었다. 독서와 명상을 결합하여 참가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일시: 2025년 5월 16일~18일
장소: 깊은산속옹달샘(충주)
대상: 경기도평생독서응원단
주요 활동: 인생책 나눔, 마음챙김, 영화,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자기 성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