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의 만남

정영수

by 조이스랑

1.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2. 왜 쓰는가?

3. 글을 잘 쓰는 방법은?

4. 글쓰기 1조 1항은?


소설 '애호가들'의 저자 정영수 작가를 만났다. 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이라 소설의 구조 같은 걸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2시간 이야기하고 끝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 쓴다고 했다. 그래서 솔직하게 글을 쓰고, 아무리 소설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설인데?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리 소설이라도 과장되게 인물을 억지로 설정하지 않는단다. 거짓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고. 허구적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뻥을 많이 치는 게 소설가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그는 거짓말이 제일 어려워 거짓말쟁이를 인물로 다루는 것을 포기했다고 하니, 이게 그의 글 스타일이겠지. 잘 쓰고 싶다면 높은 기준을 두고, 계속 고치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라고 한다. 취미로 글쓰기와 직업으로 글쓰기는 퇴고를 몇 번까지 할 수 있느냐 차이인 듯싶다. 한 번 쓰고 한 번 고치고 끝! 그러면 아마추어도 되기 힘들 듯.


그가 두서없이 한 말을 두서없이 옮겨본다.(편집하기 귀찮아서)

1. 왜 글을 쓰는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뭔지도 모르고 소설을 썼다. 실제로 지구가 멸망한다면? 상상했었는데, 글을 쓰는 건 아이가 놀이터에 나가 놀고 싶은 심리와 비슷하다. 뭔가를 하면 덜 외로웠다. 그래서 글을 쓰고 엄마에게 보여줬다.

성인이 된 지금은 이유를 만들어서 쓴다. 굳이 왜 쓰는가? 글쓰기가 어려운데 왜 쓰는가. 읽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왜 쓰는가. 사실 소설을 냈어도 별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그다지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글을 쓰는 것이 즐겁지도 않다. 글을 쓰고 난 후 느껴지는 감정은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재밌는 게임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하는 그것과는 다르다. 그런데도 현재 글을 쓰고 있다. 왜? 뻔한 말 같지만, 나를 알기 위해 쓴다.

왜?라는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내가 뭔가 이야기를 쓰고 싶어 진다. 기록을 남기고 싶을 때 내가 쓰는 글이 유일무이한 정보일 수는 없다. 하지만 나라는 주체가 중요하다. 결국에는 나에 대해서 쓰게 된다. 학술적인 논문을 쓰더라도 본인의 이야기가 배제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심리테스트를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패턴화 되어 있지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주를 왜 보는가. 그걸 해석하면서 자신에 대해 말해주기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어도 재밌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성검사도 비슷하다. 내면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안내해주는데, 인성검사를 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질문 항목에 대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 체크한 것을 근거로 분석하게 된다. 글쓰기는 더 능동적인 방식의 심리 테스트와 같다.


나를 알아가는 글쓰기를 할 때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쓸게 너무 많다. 개미의 생태를 친구랑 같이 쓴다고 가정해보자. 책을 만들고 싶다든지 꽤 많은 지식과 연구과정을 일화로 적으면서 누군가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드는 감정을 쓸 수 있다. 또 둘이서 공동연구를 하면 어떤지 등 글에 대해 쓸 수도 있다. 일단 개미 생태에 관한 글이 완성되었다면 목적이 성취된 것이다.

어떤 목적이 성취되는 순간, 더 이상 계속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데 왜 다른 글이 또 쓰고 싶어 지는가. 그래도 계속 쓰고 싶어지는 동력은 무엇일까. 본질적으로는 대체로 내가 뭘 쓰는지 궁금해서 쓴다.

우연히 소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서. 자극이 있어서 방향을 잡고 가게 된다.

결국 무언가라도 말하고 싶어서 쓴다. 결국 자신을 알고 싶어서 쓴다.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은 글을 쓰고 싶다와는 조금 다르다.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욕구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 처음부터 행위를 생각하기보다는 이미지나 의무감, 성취감을 먼저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유대감, 역할에 대한 만족감 등이 있다. 내가 뭔가 되고 싶다는 정체성에 대한 욕망이 있다. 그런 점에서 글을 쓰고 싶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 그런 욕망을 채우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이미 부자가 되었는데, 왜 쓸까. 소설가로서의 명예를 유지하고 싶어서 쓸 수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자신을 알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알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왜 나는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무엇인가. 글을 쓰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줄 때 이게 나의 100%가 아니야, 좀 더 좋게 쓸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직은 아니지만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더 자신을 잘 알고 싶어서이다. 내가 못하는 뭔가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감동이 온다. 저 사람이 저 잠재력을 발휘하기까지 과정에서 감동을 준다.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세계에서 1등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체계적인 훈련, 경쟁의 과정에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성장해 나갔을 것이다. 성장 과정, 계속 훈련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나의 본질이란 끄집어내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다. 글을 써도 내가 담기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10시간 이상 쓰다 보면 조금은 드러날 것이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좋은 글을 쓴다.(헐. 고치고 또 고치면서, 완전히 새로 쓰면 점점 나아진다.)

백일장에 나가 본 적이 없고, 공식적으로 제출해 본 적은 없다. 일종의 열등감이 있었다.

그림을 그려도 잘 그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글에 대한 민망함이 있었다. 비문을 발견하고 글을 배치하는 것은 괜찮지만, 문학적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친구들이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비치는 이유는 좋을 글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 판단은? 내가 쓴 글, 하루의 에피소드라면 남다른 표현, 통찰, 관찰, 묘사, 위트 등이 있을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좋을 글로 고치면 된다. 고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다시 쓴다. 읽어보고 다시 고치고, 다시 말해보고.... 그런 과정에서 명강의가 나올 수 있다. 내가 어디까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기준을 높게 잡아야 계속 수정하면서 좋은 글이 나온다. 한 번 글을 쓴 후 여러 번 고친다고 할 때 밋밋한 글을 풍성하게 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도 비슷한 글이다. 불완전한 부분을 고칠 때 다른 잘 쓴 글을 보면서 다시 고치는 것이다. 어떤 점에서 매력이 없고 어떤 부분이 연결이 안 되고, 어떤 부분을 다시 쓸 수 있는지... 한쪽짜리 글을 한 달 동안 고치면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놓다.

단편 소설 A4 10장. 2-3달.(소설을 써 본 적이 없어 감이 없다. 10장을 두세 달씩이나 걸려 쓴다고? 놀랐다.)

한 문장을 더 좋게 하기 위해 하루를 쓰기도 한다.

글쓰기는 능력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백일장은 주로 이미 있는 글을 순발력 있게 쓴다고 본다. 1km를 몇 분 만에 가는가? 5분? 기준선을 높이면 더 훈련하게 된다.

글도 좋을 글을 쓰기로 기준을 높이면, 내가 한계를 둔 그 부분까지 노력하게 된다.

30권을 썼는데도 또 쓰고 싶은 이유는? 누군가는 쓸 얘기가 있다. 그들에 대해 마치 사명이 있는 것처럼 쓰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쓰는 이유는? 소설? 뭘 쓸까?

소설을 쓰고 난 후 신기하다. 인성검사 결과지처럼 재밌게 느껴진다.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단순히 그 자리에서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몇 달 동안 쓰기도 한다.

소설가로서 무의미하지 않은 글을 쓴다. 독자가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노력을 한다. 그런 방식으로 글을 쓰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 단순히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가짐, 생각하는 방식. 어떤 글을 쓸까 본질적으로 생각한 후 쓴다.

건강에 좋으려고 생활체육을 하는 사람과 스포츠 선수는 다르다. 스포츠 선수는 몸을 희생해가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좋을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으로 글을 쓴다. 뭔가 달성하고 싶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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