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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시율 Oct 05. 2024

SY : 이런사람도 살아요.3

_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


 학교를 가봐야 답이 없었다. 그리고 내 질문말고도 내 꿈에도 답이 없었다. 내가 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없는 나의 현실을 매일매일 다시 깨닫고 나의 수준과 위치를 정해주 듯 틀을 만들어 버리는 선생들의 눈이 싫었다.


 그 시절 나의 꿈은 뮤지컬배우였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뮤지컬 배우를 할 수 있다면 하고싶은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시절에 꿈꾸던 절실함 보다는 지금 그다지 절실하지 않은 듯 하다.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 이 맞을 테니까 ..


 아무튼 이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니니까 이 글은 지나가고, 내가 절을 떠나는 중이 되고 말았던 얘기를 더욱 자세히 해 보려고합니다.


 내가 뮤지컬배우의 꿈을 꾼 이유이자 절을 떠나는 이유는 는 중학교 때와 같았다.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들이였다.항상 나에겐 죽어야 할 이유는 많았지만 살아야 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를 하다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였고 틀에서 달아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그래도 나는 학교를 다니려했다. 하지만 꿈도 삶도 돈이 없다면 영위할 수 없었다. 학교를 다니려면 돈이 있어야 했다. 돈이 없으니 선생은 나를 돌보아야 할 아이가 아닌 그저 짐덩어리로 보았다. 학교 행사에서의 걸림돌 같은 존재.. 나는 그런 존재였기에 나는 또 죽어도 될 이유를 하나 더 생겨났을 뿐이였다.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내가 숨쉬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또 취급당하고 나의 가족은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힘쓰고 있었지만 그들의 그런 노력은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죽어도 될 이유가 두가지 더 늘었었다. 


 그러나 화가 났다. 내가 태어나고싶었던 것은 아닐 텐데 태어나서 날 태어나게 만든 사람들이 욕을 먹는다니 그것도 교육을 한다는 사람에게 말이다. 그게 화가 났었다.


 난 참았다.. 그때 더 참았었어야 했던걸까? 나는 충분히 5번이상 참았다. 그녀의 조롱과 그녀가 내뱉는 배설물들을 참았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참을 수 없었다. 죽어라 아니 죽도록 아니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의 부모를 조롱했던 그 날 나는 결심했었다. 


 중이 되어 떠나리라. 절을 떠나는 중이 되리라. 그래서 선생이라 여기지 않고 떠날 때 떠나더라도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하고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는 브레이크없이 뒤집어 버렸었다.난 또 그렇게 유별나게 소동을 일으키고 예의없는 사람으로 남았지만 그 이야기를 나의 부모에게 할 수 없었다. 절대적으로 할 수 없었다. 왜냐… 그 분들의 힘을 빼앗기엔 나에겐 동생이 있으니까. 


 그냥 내가 나쁜아이가 되기로 했다. 그냥 내가 죄인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절을 떠났다. 내 의지는 아니였지만 나는 절을 떠나게 되었었다. 엄마의 손에 의해서…

 나의 자퇴서는 엄마가 제출했었다. 엄마가 직접가서 작성했었다. 왜냐면 난 그 일이 있고 그쯤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었다. 도저히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없었으니까. 엄마를 보면 불쌍하다는 동정심이 생길 것 같으며 아빠가 안쓰러워 지는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이 아닌 부모를 동정하는 마음만이 나를 지배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았기에 나는 도망 쳤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이유에 몸을 맡기고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 같았었기에…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는 답은 찾지 못하고 나는 죽음을 받아들였을 거 같았기에 도망쳤다. 죽고싶은게 아닌 살고싶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절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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