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 : 이런 사람도 살아요.1

나 따위의 삶

저는 고졸 자퇴생입니다.

 

_ 중학교 시절

 

 

 K-장녀로 산다는 것이 왜 어려운지를 조금은 알기 시작하는 나이 쯤이 되었을 때 나는 집안의 천덕꾸러기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때 나의 엄마는 본인의 남은 인생을 아버지라는 사람과 함께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어린 나와 동생을 외할머니께 남기고 집을 떠났다. 

 다리에 매달려도 보고 울고 불고 때 쓰기도 하고 엄마에게 제발 나와 동생을 버리지 말라고 이야기 했지만 엄마의 결정은 확고했는지 차를 타고 그 새벽 우리를 떠났던 기억이 이 나이가 되어도 선명한 것이 퍽이나 상처였는가 봅니다.

 그래고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와 교류를 하고 아빠와 따로 교류를하며 외할머니 밑에서 나름 착한아이처럼 아니 착한아이인 척 하면 엄마, 아빠가 돌아올거라 생각하며 속썩이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았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리는 나이가 된 중학생이 된 나는 복수라도 하듯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길로, 온 가족을 힘들게 하는 길로 나아가 버리고 마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 보다 친구들과 노는게 재밌고 친구들 사이에서 다양한 생각이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 재밌었고, 그리고 집이 싫었다. 중학생 때의 나에게 집이란 안식처가 아닌 눈치를 봐야하고 착한 짓만 해야하고 동생을 잘 돌봐야 하는 착한 누나 착한 아이를 강요당하는 공간이였을 수 밖에…

 나는 어릴 때부터 일반화 된 어린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었으니 말이다. 엄마의 엄청난 통제와 심각한 트레이닝 속에서 살았으니까.. 하지만 안다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란 걸 나이가 먹으며 알았지만 그 나이 때 생긴 결핍은 아직까지 나를 따라다니는 것처럼 중학생 때의 나에게는 집이라는 공간이 죽음의 공간처럼 답답하고 사라지고 싶은 곳이였음은 틀림없었다.

 외할머니나 이모할머니가 나에게 못해서? 아니다, 동생이 어려서? 아니다, 엄마, 아빠가 없어서?, 아니다. 내가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들을 할 사람도 들어 줄 사람도 대답해 줄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였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집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 마음을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었으니까.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거 보면 생각보다 그런 것을 질문하는 중학생은 그 시절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의 질문은 간단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였다. “인간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이며 왜 나는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 나의 엄청난 고민이고 나의 엄청난 숙제였다. 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았고 집에서도 학원에서도 누구도 나에게 이 질문의 답을 주기는커녕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핀잔을 주거나 잔소리를 하기 뿐이였다. 지금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다, 이나이가 된 지금도 그 답을 알 수 없다는 걸 아는데 그 당시 교육과정에서 그 어른들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해 줄수 있었을까?

 왜 인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삶의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 나의 숙제였고 고민을 해도 찾을 수 없다고 느끼는 시기에는 삶을 영위할 이유가 없으니 죽지못 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죽고싶었다. 아무 것도 없는 나에게 죽음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어릴때 받던 스포트라이트 어릴 때 받던 교육 어릴때 느끼던 즐거움 무대를 선다는 설레임 단역이던 엑스트라던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있을 수 있다는 행복감 그 모든 것을 나는 엄마가 집을 나가며 잃었다. 그때당시 나에게는 그것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 했으며 그 이유가 사라졌으니 나는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단순한 답을 찾았던 것 같다.

 청소년기란 그런 것일까? 이 나이가 되어도 잘 모르겠다. 아마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지 않았을까? 아니면 난 사회 일원으로 이제는 살 이유가 생긴걸까.. 중학생의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