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야 하는 시간, 쉬지 못하는 현실
휴게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법으로도 보장된,
당연히 쉬어야 하는 시간.
그 말만 들으면
누구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지만,
하지만 어린이집에서의 휴게시간은
그저 ‘이름만 있는 시간’ 일뿐이다.
아이들이 잠든 낮잠 시간,
그때가 유일한 ‘틈’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잠든 아이들 옆에서
알림장을 쓰고,
교사회의를 하고,
내일 수업을 준비한다.
조용히 앉아 있지만
결코 쉬고 있는 게 아니다.
법에서는 말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누군가의 지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온전히 쉴 수 있어야 한다고.
그렇다면 묻고 싶다.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서,
언제든 울 수 있고
언제든 깨는 아이들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자유롭게’ 쉬고 있는 걸까.
보육교사의 하루는
9시부터 6시까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직장인의 근무시간과 같다.
하지만 점심시간조차
온전히 앉아 밥을 먹는 시간은 없다.
아이들의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여주며
“손으로 먹는 거 아니에요~
숟가락으로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해요.”
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한다.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그 시간은
가장 숨 가쁜 순간이다.
그 외 시간에는 더더욱
쉴 틈이 없다.
서류는 쌓이고,
연장반 아이들은 늘어나고,
교실은 늘 분주하다.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말한다.
“아이들 낮잠 시간에 쉬면 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니라
‘또 다른 업무시간’이라는 것을.
휴게시간을 보장하려면
누군가는 아이들을 봐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추가 인력 배치는 쉽지 않다.
결국
휴게시간은
누군가의 부담으로 남고,
그 부담은
다시 교사 간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묻고 싶다.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은
도대체 언제인가요.
그리고
이 문제를
우리는 언제까지
모른 척해야 할까요.
더 근다나 새 학기 3월은
아이들의 적응을 돕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요구되는
법정의무교육은 교사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연 이러한 온라인 교육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면
교사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지치지 않고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
그건
좋은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교사의 하루가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지켜내는 시간이 될 때,
아이들의 하루도
더 따뜻해질 것이다.
결국
교사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의 하루도 함께 달라진다.
이런 현실은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에게도
또 다른 고민으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은
선택의 순간에서 멈춰 서게 된다.
국공립어린이집,
공공형 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가정어린이집까지.
이름도, 유형도 다양한 어린이집들 사이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동네 엄마들은 내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걸 알기에
가끔 이렇게 묻는다.
“어디 어린이집이 좋아요?”
“어린이집은 왜 이렇게 많아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2024 개정 표준보육과정은
어느 어린이집이나 같지만,
실제 운영은
원장님의 철학과 방식에 따라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의 선택은
‘이름’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을 선택하는 일이 된다.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사회로부터 보호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기관 선택에 따라
교사와 아이들의 처우가 달라진다.
국공립과 민간,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지원과 환경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고
그 부담은 결국 교사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어진다.
같은 돌봄이라면
그 기준도 같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그 돌봄 속에서 교사의 권리는 종종 사라집니다.
그리고 같은 보육현장 안에서도
국공립과 민간이라는 이름 아래
교사의 처우는 서로 다르게 놓여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보육이라면,
그 안에서 교사의 삶 또한
함께 존중되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