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이 떠난 첫 여행

엄마의 품을 조금씩 떠나

by 딸들바라기

오늘 새벽 다섯 시, 열네 살이 된 큰아이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졸린 얼굴로 씻고 옷을 챙기며 친구들과 롯데월드에 간다고 했다.


엄마 없이 떠나는 첫 여행이다.

현관문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가 떠올랐다.

이 땅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하루하루를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그 시절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생생하다.

그런데 어느새 아이는 엄마의 손을 놓고, 친구들과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고 있었다.


문득 내 열네 살은 어땠을까.

그 나이의 나는 엄마와 자주 싸웠고, 집을 벗어나 친척집을 전전하며 방황하던 아이였다.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그때 엄마는 갱년기를, 나는 사춘기를 지나고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당시 우리는 ‘사춘기’도 ‘갱년기’도 모른 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며 살았다.


지금은 다르다.

사춘기와 갱년기의 이름을 알고, 그 특징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회에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딸아이와 크게 부딪히지 않으려 애쓴다.

아이가 친구들과 놀러 가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허락했다.

아이를 통제하기보다 믿어주고 싶었다.


이제 아이는 엄마의 품을 조금씩 떠나,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다.


그 사실이 대견하고, 고맙다.

내가 해준 것보다 아이 스스로 해낸 것이 더 많다는 생각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딸아.

오늘 하루 마음껏 웃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라.

그리고 무엇보다, 조심히 다녀와.

엄마는 네가 한 걸음씩 자라는 모습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