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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 필구 Nov 07. 2022

영어 리스닝의 시작

막귀의 영어 리스닝 분투기

언어 학습에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말재주는 꽤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신감은 나를  공부는 썩 잘하지 못했지만,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조금은 남들보다는 빠른 속도로 실력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자신감만 가지고 살았어야 했다. 호기롭게 영어 공부를 시작한 나는 알아버렸다. 나는 재능이 없었고, 감각이 없었다. 그렇게 난 나의 한계를 처절할 만큼 알게되었다. 유튜브안의 성공수기들을 보면 그들은 실력이 쭉쭉 늘어가는데, 난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다.

나의 듣지 못하는 귀가 원망스러웠고, 열지 못하는 나의 입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그 모든 것을 지휘하는 나의 뇌가 문제다. 어느 조직에서나 책임은 지시하는 자가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귀와 입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나의 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길을 찾기로 했다. 이제는 확고한 학습방법을 만들어놓고 두 번 다시는 흔들리지 않으리라!!! 두 번 다시 흔들리지 않고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자 조금은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들어야 할 말들을 두 세 번 꼬아서 듣던 나의 귀는 조금씩은 성격이 좋아졌다. 그래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성격의 문제로 가끔씩은 여전히 다르게 들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를 기가막하게 잘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와 같은 막귀들에게는 조금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제발...) 나도 이만큼은 했으니 그들도 나만큼은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영화로 공부를 한다. 아무래도 먹고살아야 하는 걱정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외국에 가장 길게 나간 것이 신혼여행 때 10일이 다였다. 그리고 직장인의 특성상 연속적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가장 자연스럽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영화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유튜브를 접해보면 대대부분의 영어 콘텐츠가 쉐도잉이다. 듣고 따라 하고, 듣고 따라 하고 완벽하게 그들의 억양과 리듬을 체화시키려고 노력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아무것도 모르고 쉐도잉에 들어갔다가는 1분도 안돼서 큰 벽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가장 첫 번째는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이다. 최소한 무슨 뜻인지는 그리고 문장 구조가 어떤지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쉐도잉을 시작해야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자연스럽게 된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워지고 나면, 이제는 듣기전에 문장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쉐도잉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걷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뛰어라고 할 순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서 영화 '인턴'에 이런 대사가 있다.

"I just don't want her to think that I can't do my job and I need an intern to help me"

젊은 CEO인 주인공 Jules(줄스)의 비서인 Becky(백키)가 Ben(벤)에게 하소연하듯이 하는 말이다.

직역을 하자면,

나는 그냥 원하지 않는다. 그녀가 생각하는 것을. 내가 나의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인턴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를 도와줄.

의역을 하자면,

저는 그냥.. 줄스가 제가 일을 못하거나 인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이 문장을 리스닝하면,

"아저쓰던 워너두 띵떼라이 캔두마이쟙 애나이니던인턴 두헯미"


이렇게 들린다. 이렇게 들으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뜻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리고 문장구조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저 문장을 100번 따라하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의미없이 따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먼저 문장을 나눈다 '덩어리로' 사람마다 나누는 덩어리의 크기와 구성은 다를 수 있다.

적지 않은 영화를 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은 상황, 사람, 그리고 감정에 따라 끊는 부분이 조금씩 다 다르다는 것이다. 쿵 짜작 쿵짝 일수도 있고 쿵짜작 쿵 짝 일수도 있고, 쿵 짜 작 쿵짝 일수도 있는 것이다. 이럴 것이다 하고 선입견을 가져버리면  알듯말듯하게는 들리는데 정확한 의미를 캐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선은 이렇게 한 번 해보자.

I just don't / want her to think /that I/ can't do my job / and I need an intern / to help me

그리고 문장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I just don't은 아저쓰던 이라고 대부분 발음한다. 그래서 '아저쓰' 라는 말에 익숙해지자. 아저쓰는 '난 그냥' 이라고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굉장히 많이 쓰이고 또 영화에서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 문장의 첫 시작이다. 그래서 부정어인 '아저쓰던'도 그만큼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다음 want her to 는 '워너두 또는 워너루'로 많이 발음된다. 여기서 to(투)가 '두'나 '루'로 발음이 되는 것은 연음때문이다. 연음의 법칙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통째로 인지하는게 편하다. '워너루'나 '워너두두'가 들리면 want her to가 어디 숨어있구나 그리고 그녀가 V를 하는 어떤 상황이 있구나. 정도로 빠르게 생각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소리에 익숙해지면 하이, 헬로우, 나이스투미츄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들릴 것이다. '원헐투'라고 발음하기도 하나 워너두 보다는 훨씬 간헐적으로 나온다.

그리고 잠깐 말했지만 '워너두 또는 워너루' 다음엔 동사가 온다 'to 부정사 뒤에는 무조건 동사의 원형'이 온다. 이것은 규칙이다. 수학을 공부할 때도 역사를 공부할 때에도 암기해야 할 규칙은 있다. 영어는 이해의 과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암기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공부를 하든 암기는 필수다.

워너두고/워너루고(want her to go), 워너두띵/워너루띵(want her to think), 워너두두/워너루두(want her to do), 워너두티치/워너루티치(want her to teach) 등 무한대로 쓰일 수 있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want 다음에는 you 가 올 수도, him이 올 수도, me가 올 수도, 그 외에 어떤 명사도 올 수도 있다. 동사의 쓰임과 명사의 쓰임과 to 부정사사, 동명사의 쓰임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걸 다 외워야 한다면 이제 수험 공부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영어공부는 재미가 없어진다. 분명히!!

 영화를 보면서 공부하는 이유는 재미도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장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우리가 공부한 것이 want 였다면, want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면되는 것이다. 영화 한 편에는 많은 문장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배워가자. 가장 중요한 것은 want her to 가 워너두로 발음이 되고 뒤에는 동사원형이 온다는 것이다. 이것을 기억해두면 된다. 그러면 내가 익힌 규칙(want her to V)이 점점 익숙해 질 것이다. 즉 워너두 다음에 모르는 말이 들렸더라도 아.. 다음 올 말이 동사였구나 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that I(떼라이 또는 데라이)로 주로 발음이 된다. 이것은 뎃아이 이 외에는 크게 변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떼라이 또는 데라이로 알고 있으면 된다.

그다음은 can't do my job (캔두마이쟙)이다 크게 바뀌는 것은 없으나 can과 can't는 발음 구별이 힘들다. 들은 바로는 can't을 발음할 때 힘이 더 준다고 하는데, 막귀라 그런지 난 크게 구별할 수가 없었다.


결국 can't과 can은 말하는 사람의 분위기를 보고 '짐작'해야 하는 것이다. 즉 부정의 말을 하는지 긍정의 말을 하는 지를 전반적인 어투나 문장을 보고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짐작의 단계는 꽤나 고수의 수준이 되어야지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니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에 집착했다가는 머리만 아플 뿐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자.

다만 can't이나 can과 같은 조동사 뒤에도 '동사원형'이 나온다는 것 정도는 '암기'하자.


그다음은 and I need an intern(애나이니던인턴)이다. 영어에서나 한국어에서나 연음이라는 것이 있다.

연음은 발음하기가 어려운 것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발음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어를 예로 들면  반듯이 누워라(반드시 누워라) 반듯이가 반드시가 되는 것이다. '반. 듯. 이 누워라'라고 발음하지 않는다. 한국어의 이런 말처럼 연음이라는 것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앤드 아이 니드 언 인턴 이라고는 절대 발음하지 않는다. 이렇게 발음하다가는 그들의 대화는 끝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연음이 들리지 않는다고 욕하지 말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리스닝이 잘 되지 않는 건 대부분 연음에 의한 발음의 뭉개짐 때문이다. 우리가 한국어 연음을 연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듯 굳이 이름을 붙여가며 연음의 법칙을 외울 필요는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다만 그 발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의 연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다음은 to help me(투or두헯미) to 부정사의 용법 중에 명사를 수식해 주는 용법이 있다. 명사를 수식해 줄 때의 to 부정사는 명사 뒤에 위치한다. 즉, an intern에 대한 부가적 설명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to 부정사의 용법에는 명사를 수식하는 용법이 있다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to가 투 또는 두로 발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사 뒤에 to 부정사가 올 수 있음을 항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to 부정사는 동사 뒤에 올 수도(want to V), 명사 뒤에(an intern to V) 올 수도 있음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I just don't(아저쓰돈) want her to think(워너두띵) that I(떼라이) can't do my job(캔두마이잡) and I need an intern(애나이니던인턴) to help me(투헯미)


이제 한 문장을 익혔다.

그러면 이제 반복하고 따라해보자 지겨울 때까지 따라 해 보자.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좋다. 익숙해질 때까지 듣고 따라 해 보자. 반복하며 따라 할 때는 한 번 들어보고, 그다음은 문장 전체의 구조를 생각하며 중얼거려보고, 그다음 원어민과 동시에 따라 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분명히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면 분명히 성과는 있다고 보장한다.


계속해서 아저쓰던

             워너두띵

             떼라이

             캔두마이잡

             애나이니던인턴

             투헯미

를 발음해보고 소리에 익숙해지자.


길게 풀어서 쓰니 한문장에 대한 엄청난 공이 들어간것 같지만 익숙해지면 조금씩 조금씩 이 모든 과정이 빨라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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