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지 않는 시간의 쓸모
요즘 'AI로 돈을 번다'는 말들이 쏟아지는 풍경 앞에서, 나는 자주 문 앞에 멈춰 선다. 사람들은 이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축제를 벌이는 것 같은데, 나만 손잡이를 잡은 채 열지 못하는 사람처럼 서성인다.
답답한 마음에 챗GPT에게 물었더니, "당신은 문턱에 서 있다"는 중립적인 답이 돌아왔다. 위로도 비난도 아닌 그 말이 묘하게 서늘했다. 대화를 이어갈수록 결론은 한 곳을 가리켰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준비가 덜 되었다. 나는 분명 매일 걷고 있는데,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정체감이 발목을 잡았다.
언젠가 임계점을 돌파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로 콘텐츠를 만들고 글을 쓰지만, 사실 알고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일이다. 내가 가장 깊게 파고드는 건 결국 매일의 '업무'다. 콘텐츠 수익보다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가장 정직해지니까.
그런데 정작 나를 끌어당기는 건 생존 본능만이 아니었다. 업무 속에서 나는 어느새 깊게 빠져들고 있었다. 문제를 분해하고, 구조를 세우고, 해법을 찾는 그 과정 자체가—의도하지 않았는데—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 몰입의 시간 속에서 AI는 확실히 사고를 확장시킨다. 주제 하나를 던지면 구조가 서고, 그 뼈대를 보면 내가 파고들어야 할 빈틈이 보인다. 예전엔 길은 아는데 갈 방법이 없어 막막했다면, 지금은 닫힌 줄 알았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나는 아직 AI로 수익을 내지 못했지만,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콘텐츠 수익화와 업무 효율화, 둘 다 중요하다. 다만 지금은 후자에서 먼저 실증된 가치를 확보한 상태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남들처럼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니다. 이 문턱에서 내가 확보한 것—업무 현장의 실전 감각—이 어떤 경로로 수익화와 연결될 수 있는지 끝까지 설계하는 일이다. 속도가 아니라 정밀도의 문제이고, 두 개의 중요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지금 서 있는 이 좌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문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안쪽을 허락할 테니까.